▲ 강을 수놓은 불빛이 수채화처럼 고운 선유도 야경. | ||
뷰포인트1. 남한산성 서문
서울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남한산성 서문이다. 이곳에서 서면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 광주와 성남 일대도 내려다보인다. 그래서 야경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진가들에게 성지와 같은 곳이다. 사적 제57호로 지정된 남한산성은 해발 460m의 고원지대에 형성된 석성이다. 둘레가 무려 9.5㎞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남한산성 서문으로 가려면 남한산성 로터리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 30분쯤 걸린다. 그다지 가파른 편은 아니어서 산책하듯 올라가면 된다. 북문을 거쳐 가거나, 수어장대 방면을 이용하거나 시간은 엇비슷하다. 서문 바로 아래에 국청사라는 작은 절이 있다. 조선 인조 3년(1625년) 지은 곳이다. 원칙적으로 통제를 하는 길인데 이곳까지 차를 끌고 오는 이들이 더러 있다. 숲속의 한적한 고요를 깨뜨리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고, 게다가 매연까지 쏟아내니 눈살이 찌푸려진다. 서문으로 올라가 서울의 멋진 야경을 얻고 싶거든 30분의 수고로움을 회피하지 말자.
남한산성 서문에서는 거대한 강남의 마천루들과 고요한 한강 위에 평균대처럼 놓여 있는 다리, 서울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서울N타워가 한데 어울리며 가히 환상적인 그림을 완성한다. 해거름에는 붉은 하늘빛까지 어우러지며 ‘화룡점정’하는데 그 모습이 넋을 잃게 만들 정도로 멋지다.
▲길잡이: 지하철 8호선 남한산성입구역 1번 출구로 나와 약 200m 직진 국민은행 앞 9번 마을버스 이용. 남한산성 로터리에서 수어장대 방면 도보 30분. ▲문의: 남한산성도립공원(http://www. namhansansung.or.kr) 031-742-7856
▲ 남한산성 서문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 ||
편안히 서울 중심의 야경을 즐기며 산책을 할 수 있는 곳이 청계천이다. 복원된 이후로 청계천은 서울의 야경명소 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종로구와 중구 사이로 흐르는 청계천은 길이가 3670m에 달한다. 본래 자연적으로 생긴 하천으로 조선이 들어서기 전부터 이미 청계천은 흐르고 있었다.
청계천은 2005년 9월 복원이 완료되었다. 논란이 많았던 복원이었지만 시민들의 쉼터 노릇은 톡톡히 하고 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차들을 신경 쓰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심리적 안전지대가 바로 청계천이다.
사철 물이 흐르고 천변 양옆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산책로 중간중간에는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있고 또한 볼 만한 명소들이 군데군데 있다.
이 명소들은 훌륭한 청계천 야경의 소재가 된다. 버들다리와 오간수교 사이에 있는 문화의 벽과 하천분수, 모전교와 팔석담 등이 청계천 야경의 단골 손님들이다. 특히 모전교에서 쏟아져 내린 후 팔석담을 지나는 물길과 좌우로 문지기처럼 버티고 서 있는 빌딩들을 함께 넣어 야경을 구성해본다면 멋진 작품이 된다.
▲길잡이: 청계광장을 기준으로 하면, 지하철 1호선 4번 출구에서 도보 300m. ▲문의: 청계천(http:// cheonggye.seoul.go.kr) 02-2290-7111~3
뷰포인트3. 부암동서울성곽
화려한 도시의 불빛을 찾아가는 길이 아니다. 이곳은 마치 서울이 아닌 것 같은 동네다. 종로구 효자동 위쪽에 자리한 부암동은 낮은 주택들이 산기슭에 어깨를 기대며 모여 있는 곳이다. ‘그런 데서 무슨 야경이냐’ 하고 궁금할 수 있겠다. 부암동의 야경은 건물이 아니라 성곽이 만들어낸 풍경이다.
부암동에는 창의문이 자리하고 있다. 자하문이라고도 불리는 것이다. 지난 2007년 4월부로 이곳 창의문에서부터 오를 수 있는 서울성곽이 전면 개방됐다. 서울성곽은 창의문에서 백악산 정상을 거쳐 반대편 숙정문 방면으로 이어진다. 창의문 쪽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성곽 등산로가 매우 가파르다.
성곽은 마치 용처럼 백악산의 등성을 타고 올라간다. 이 성곽은 저녁이 되면 모든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불을 훤히 밝힌다. 껌껌한 산 위에 성곽의 불빛만이 남아 있어 정말 허공을 날아가는 용처럼 느껴진다.
부암동사무소에서 백사실 방향으로 15분쯤 걸어가면 드라마 <커피프린스>의 배경이 됐던 ‘산모퉁이카페’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차 한 잔 마시면서 서울성곽의 야경을 감상하면 나름 풍취가 있다.
▲길잡이: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212, 1020, 7018, 7022번 이 이용. 부암동사무소 하차 후 백사실 방면 도보 15분. ▲문의: 부암동주민센터 02-731-1727
▲ 청계천 야경. | ||
63빌딩은 남한산성 서문처럼 서울의 도심을 내려다보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전통적인 야경 명소에서 자리를 내주지 않을 정도로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남한산성 서문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이다. 특히 한강의 여유로운 풍경을 볼 수 있어 좋다. 한강은 트윈타워를 넘어 일정 간격으로 다리들을 내려놓으며 서해로 흘러든다.
해거름에는 한강이 떨어지는 해의 찬란한 빛을 머금고 황금으로 빛나며 눈을 부시게 한다. 트윈타워 오른쪽으로는 여의도의 성냥갑 같은 아파트촌이 조성돼 있고 그 아래로는 여의나루선착장이 있다. 동남쪽 노량진 일대의 단독주택 밀집지역은 빌딩으로 가득한 서울에서 어색해 보인다.
남쪽으로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한강다리의 모습이 시원스럽게 잡힌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자동차의 불빛이 하나의 선처럼 끊김 없이 이어진다. 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한강과 그 주변의 야경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대대적인 정비를 한 것이다.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대로의 가로등도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밝혔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낮처럼 밝은 이 도시를 내려다보노라면 관용구가 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라는 말이 입속을 맴돈다. 하지만 정말 아름답기는 하다.
▲길잡이: 1호선 대방역, 5호선 여의나루역, 여의도역에서 무료셔틀버스 이용. ▲문의: 63시티(http://www. 63.co.kr) 02-789-6363
뷰포인트5. 선유도공원
선유도공원은 아치 다리 불빛이 아름다운 섬이다. 양화대교 중간에 자리한 아주 작은 섬으로 본래 서울시 수도사업본부 관할 정수장 시설이었던 곳이 시민들의 쉼터로 거듭났다. 한강전시관, 환경물놀이터, 수생식물원 등의 정원이 있다. 사진찍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주말이면 나들이객들이 많이 찾는다.
선유도는 다리와 섬 주변을 두른 불빛이 돋보인다. 해가 떨어지고 나면 선유교 아래 램프에 불이 켜지고 그 빛이 선유교를 비추며 사진가들을 불러 모은다. 선유도 내의 카페테리아 ‘나루’ 야경도 은은하니 멋있다.
이외에도 서울야경 뷰포인트로는 교차로가 그림이 되는 응봉산, 시간마다 옷 바꿔 입는 남산N타워, 제각기 다른 모습의 한강다리 등 셀 수 없다.
자, 오늘 저녁에는 화려한 불빛이 유혹하는 서울의 야경을 찾아 카메라와 삼각대 들쳐 메고 길을 나서보자. 혹시 알까. 실제보다 더 드라마틱한 작품 사진 한 장 건질지.
▲길잡이: 지하철 2호선 당산역 1번 출구, 2·6호선 합정역 8번 출구 도보 15분. ▲문의: 한강사업본부(http: //hangang.seoul.go.kr) 선유도사무소 02-3780-0590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