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봉에서 내려다본 성산일출봉과 일대의 밭담들. | ||
오름이야말로 제주의 풍경을 대표하는 것으로, 요즘 들어 오름트래킹이 각광을 받으며 제주여행의 지평을 넓혀 주고 있다.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 거문오름, 손지오름 등은 여행명소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이런 오름들에 비해 두산봉은 겉보기에 볼품이 없다. 높이가 126.5m로 동네 뒷산 수준이다. 하지만 속단은 말자. 두산봉을 올라보기 전에는.
두산봉은 멀미오름이라고도 부른다. 두산봉을 찾아가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성산읍 시흥초등학교 쪽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초등학교 뒤편에 두산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다. 아래에서 보면 두산봉은 한쪽이 절벽이고 다른 한쪽은 완만한 경사면이다. 두산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험하지 않다. 등산로도 잘 개설돼 있다. 소나무와 억새가 어우러진 숲 사이로 나무계단과 폐타이어를 이용한 길이 나 있다. 올라가는 데는 기껏해야 30분이면 족하다.
두산봉을 오르노라면 뒤편으로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소나무숲에 묻혀 가끔씩 뒤편의 풍경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중턱을 넘어서면 막힘이 없다. 등산로 주위에는 이름 모를 들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워낙 기후가 따뜻한 탓에 육지에서라면 아직 동면 중일 들꽃들이다.
잘 닦인 등산로를 오르면 정상부 능선에 안전을 위해 목책이 둘러쳐져 있다. 목책을 넘어서면 절벽이다. 목책 안쪽에는 곳곳에 벤치가 설치돼 있다. 앉아서 쉬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배려다.
▲ 두산봉 등산로 아래에는 들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 ||
현무암 돌담에 의해 구획된 손바닥만 한 밭들이 마치 가뭄에 쩍쩍 갈라진 땅처럼 발 아래에 펼쳐져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할 뿐이다. 보리를 갈아 푸르스름한 밭에서부터 유채꽃이 만발해 노란색 옷을 입은 밭, 새로 씨를 뿌리기 위해 갈아엎은 거무튀튀한 흙밭 등이 두산봉과 성산일출봉 사이의 빈 공간을 메우고 있다.
두산봉의 정상은 북쪽으로 능선을 따라가면 나온다. 동쪽과 북쪽 능선 사이에 소나무숲이 있는데 이곳을 헤쳐 조금만 가면 정상이 나온다. 이제껏 걸었던 능선과 높이가 다를 게 없다. 다만 정상표지석이 하나 박혀 있다.
★길잡이: 제주공항→1132번 도로→조천→세화→하도→종달→시흥교차로 우측 도로→시흥초교→두산봉
★문의: 제주특별자치도 문화관광포털(http://cyber.jeju. go.kr) 관광마케팅과 064-710-3854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