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책하기 좋은 서벽리 금강소나무숲.(위 사진)전통마을인 닭실마을은 한과로 유명하다.(아래 사진) | ||
서벽리 금강소나무숲은 봉화군 북서쪽에 있다. 봉화읍에서 88번 국도를 이용해 달리다가 두내약수 방면으로 좌회전하면 금강소나무숲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보인다. 조붓한 시멘트길을 따라 1.2㎞쯤 올라가면 숲이 나온다.
이 숲은 ‘국민의 숲’이다. 국민의 숲은 누구나 들어와 나무도 심고 가꾸며 산림체험을 하도록 개방한 국유림을 말한다. 국민의 숲에는 단체의 숲, 체험의 숲, 산림레포츠의 숲, 사회환원의 숲이 있다. 서벽리 금강소나무숲은 산림레포츠의 숲이다. 산악자전거와 산악마라톤을 즐기기에 적합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 숲의 면적은 총 101㏊(약 30만 평)에 이른다. 숲길이 닦인 곳은 그중 일부다. 임도가 길게 가로로 뻗어 있고 숲은 그 위로 형성돼 있는데, 탐방로는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가다보면 나온다. 늘씬한 미녀처럼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하늘을 가리는 길을 따라 5분쯤 걸으니 산림전시관과 산림문화체험장이 보인다.
왼쪽 전시관에는 소나무를 이용해 만든 문짝과 처마 등이 전시돼 있다. 오른쪽 체험장에는 각종 귀여운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대부분 나뭇가지를 이용해 만든 것들이다. 부엉이와 잠자리, 뛰어노는 아이들을 표현했다.
탐방로는 전시관 앞에서 임도와 분화하며 시작된다. 전체 1.5㎞의 길이다. 오르막이 있어 지체되는 시간까지 감안한다고 해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부담 없는 숲길이다.
▲ 닭실마을 안동 권씨 종택에 있는 정자와 연못.(위 사진) 노을이 아름다운 축서사.(아래 사진) | ||
서벽리 숲은 금강소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어우러진 ‘나무백화점’이다. 탐방로 초입에는 소나무보다 다른 종들이 더 많다. 줄기에서 가지가 사방으로 뻗은 것이 마치 미역을 닮은 듯한 미역줄나무는 고운 흰색 꽃을 피웠다. 함박꽃나무는 꽃이 다 지고 없다. 대신 이파리를 넓게 펼치며 숲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한다. 가지를 잘라 벗기면 국수 같은 하얀 줄기가 나오는 국수나무, 담황색 꽃이 다 시들어간 피나무, 신체허약 체질에 특효인 개암나무, 도끼자루로 많이 사용했던 물푸레나무, 불에 타면 노란 재를 남기는 노린재나무 등이 걸음을 잡아채며 저 좀 봐달라고 아우성이다. 풀꽃들도 마찬가지로 다양하다. 둥글레, 참바위취, 삿갓나물, 오미자, 자란초 등이 흔하게 보인다.
탐방로를 걷는 동안 등산까지는 아니지만 조금 경사로를 올라야 한다. 먼 거리도 아니고 가파르지도 않아 힘든 편은 아니다. 게다가 땀방울이 떨어질 틈도 없이 숲에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말려주니 걱정 없다.
탐방로를 따라 20~30분쯤 걸어가면 내리막이 시작된다. 이 부근의 금강송이 아주 좋다. 이곳에 이 숲에서 가장 큰 금강송이 있다. 80년생 소나무로 둘레가 2m도 넘는다. 성인 두 사람이 양팔을 벌려 껴안아도 모자랄 정도로 우람하다.
탐방로를 완전히 내려가면 다시 임도와 만난다. 탐방로가 끝나는 지점에는 ‘용기묘 시범조림장’이 조성돼 있다. 금강소나무 후계림 조성을 위해 다양한 조림방법을 시험하는 곳이다. 용기묘는 온실 등 양묘시설에서 특수한 용기에 키운 묘목을 말한다. 이 묘목을 이곳에 옮겨 심어 얼마나 잘 자라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영주국유림관리소에서 지난 2006년 10월 1600본을 식재했다. 언젠가는 이곳에서 자란 우수한 형질의 나무들이 우리의 숲을 더욱 풍성하게 할 것이다.
서벽리 금강소나무숲 주변에는 가볼 만한 곳들도 여럿 있다. 그중 추천하고 싶은 곳은 축서사와 닭실마을이다. 915번 지방도를 따라서 20분쯤 내려가다보면 왼쪽으로 축서사 가는 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10분쯤 더 들어가야 축서사와 만날 수 있다.
축서사는 문수산(1206m) 중턱에 자리한 사찰이다. 이곳의 해발 고도는 무려 800m에 달한다. 축서사는 한자로 독수리 축(鷲), 깃들 서(捿)자를 쓴다. ‘독수리가 사는 절’이라는 뜻이다. 신라 제30대 문무왕 13년(673년) 의상조사가 창건한 이 절에는 대웅전불상과 광배, 좌대, 괘불 등 보물과 지방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석등이 있다.
이런 유형의 보물만큼이나 축서사가 자랑하는 ‘무형의 보물’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노을이다. 축서사에서 바라보면 정면의 산들이 마치 너울 치듯 달려드는 듯한데, 해는 그 오른쪽으로 기운다. 해가 산 뒤로 숨기 직전 능선들은 가장 진해지고, 해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면서 하나의 세밀한 선들이 어둠속에 자취를 감춘다.
닭실마을은 축서사에서 내려가 봉화 방향으로 36번 국도에 몸을 실으면 금방이다. 왼쪽에 기와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전통마을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닭실마을이다. 안동 권씨의 집성촌이기도 한 이 마을은 한과로 유명하다. 조선 중종 때 재상을 지낸 충재 권벌의 종택이 이곳에 터를 잡으면서 한과를 만들기 시작했다. 권벌의 종택에는 아주 멋진 정자와 연못이 있다.
★먹거리: 금강소나무숲에서 915번 지방도를 따라 내려오다가 36번 국도로 갈아타고 봉화 방면으로 가다보면 다덕약수터가 있다. 탄산약수로 유명한 곳이다. 이 주변에 약수를 이용한 예천가든(054-672-8911), 다덕약수식당(054-672-9927) 등 한방오리집들이 있다.
★잠자리: 다덕약수터에 다덕파크(054-674-0033)가 있다. 봉화읍 내성리에 이화장(054-673-3533) 등 장급여관들이 여럿 있다.
★문의: 봉화군청 문화체육관광과 054-679-6394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