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룡사 숲길과 함께 흐르는 운달계곡. | ||
김룡사는 새재로 유명한 경북 문경의 북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문경보다는 외려 예천이나 단양과 가깝다. 김룡사는 여름이면 특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사찰이다. 숲과 계곡 때문이다. 김룡사로 이어진 숲길이 원시림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울창하고, 그 옆으로 나란히 흐르는 계곡이 얼음물처럼 차고 맑다.
김룡사는 운달산에 기대어 있다. 운달산은 해발 1097m의 제법 높은 산이다. 숲이 깊고 오염이 덜 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룡사는 운달산의 산행기점이다. 그러나 이 더위에 1000미터 고봉을 올라갈 필요는 없다. 다만 초입의 숲길을 거닐며 즐기고자 한다. 숲길은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참나무류와 오동나무 등이 어우러진 숲길이다.
잎 넓은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숲을 너비 4~5m의 비포장 임도가 가르고 있다. 길에 오르는 순간, 바깥의 무더위는 감히 따라 들어오지 못 한다. 숲의 나무들이 뿜어대는 신선한 공기에 기세가 눌린 더운 공기들은 겨우 초입에서 얼쩡댈 뿐이다.
땀 한 방울 나지 않는 숲길을 10분쯤 걸었을까. 김룡사의 일주문인 홍하문(紅霞門)이 나타난다. ‘붉은 노을에 물든 문’이라는 뜻이지만 아쉽게도 이 깊은 숲에서 하늘의 노을을 볼 수 있는 길은 없다. 홍하문을 지나면 곧 김룡사로 이어진다. 나무들이 임무교대라도 한 듯 이번엔 전나무군락이 펼쳐진다. 길 왼쪽으로 아름드리 전나무들이 하늘 높이 쭉 뻗어 있다. 김룡사 보장문 쪽으로는 도열하듯 2열종대로 전나무들이 서 있다.
전나무 숲에 서 있자니 기분 좋은 속삭임이 들린다. 계곡물소리다. 길과 함께 달리는 계곡은 전나무숲 쪽의 수량이 풍부하다. 계곡물이 맑은 거울처럼 숲의 나무들을 훤히 비춘다. 바라만 봐도 시원한 그 물에 발을 담그니 5초도 못 견딜 정도로 차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김룡사 숲길은 여기가 끝이다. 하지만 길은 계속 이어진다. 보장문에서 나온 후 전나무숲길을 따라 계곡 안길로 10분쯤 걸으면 여여교가 나온다. 이 다리를 건너면 대성암, 양진암, 화장암 등이 나오는데 이 부근은 참나무가 울창하다.
한편, 숲길을 찾은 차에 김룡사도 제대로 보고 오자. 신라 진평왕 10년(588년) 운달조사가 창건한 사찰로 성철 스님이 팔공산 성전암에서 10년 동안 수행을 한 후 대중들에게 처음 설법을 시작한 곳이다. 대웅전 우측 언덕에 석조약사여래상이 있고 보장문 뒤쪽에는 300년 된 해우소가 있다. 우리나라 사찰 해우소 중에서 그 형태가 가장 잘 보존된 것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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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잡이: 중부내륙고속국도 문경새재나들목→3번 국도→견탄교차로 직진→34번 국도→불암삼거리→좌회전→59번 국도→김룡사
★문의: 문경시 문화관광과 054-630-6393, 문경시 관광안내소 054-550-6414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