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특집 그 첫 번째. 이번 호는 축제가 있는 바다다. 푸른 파도 넘실대는 바다만 있으면 족하다는 사람 많겠지만, 거기에 즐거운 축제까지 벌어지면 재미가 두 배. 공연도 보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즐기고, 해수욕도 하고. 그야말로 1석3조. 그런 바다 어디어디에 있을까.
갯벌이 준 선물 듬뿍
‘서해’ 하면 역시 갯벌이다. 바다 색깔이 동해나 남해에 비해 맑지 못 하다고 휴가지로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대신 물이 잔잔해서 해수욕을 하기에 좋고, 갯벌이 있어서 노는 맛이 더 따라온다.
▲ 위 사진부터 보령 머드축제, 부산 국제록페스티벌, 부산 바다축제, 동해 세계모래조각축제 | ||
보령에서는 또한 ‘바닷길축제’도 열린다. 무창포해수욕장에서 8월 1일~3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축제다.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무창포 앞 바다에서 펼쳐진다. 물이 빠지면서 그 무창포 앞 석대도까지 바닷길이 열린다. 그 기간은 단 사흘. 축제가 벌어지는 그때다. 바다가 갈라진 그 길을 걸어가며 주꾸미와 고둥, 조개 등을 잡을 수 있다. 축제 둘째 날 횃불을 밝혀 고기를 잡는 전통 어업 방식을 재현하는 행사가 있다.
아래로 내려가서는 슬로시티로 지정된 신안 증도에서 ‘갯벌소금축제’가 8월 1일~3일 개최된다. 증도는 소금섬이다. 섬 전체가 염전으로 이뤄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곳에는 단일염전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태평염전이 있다. 그 면적이 무려 462만m²에 이른다. 축제에서는 소금을 직접 수확하는 염전체험과 장뚱어잡기, 백합캐기, 뻘배릴레이 등이 계속된다.
스포츠와 음악의 바다
해양스포츠를 즐기기 가장 좋은 곳이 남해다. 바람이 적당히 불고, 파도는 동해에 비해 거칠지 않다. 그래서 거제도에서는 해마다 ‘바다로 세계로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7월 30일~8월 2일 나흘간 구조라, 와현, 지세포만, 고현종합운동장 등에서 펼쳐진다. 이 축제는 전국 최대의 해양스포츠축제로 요트경기, 세계여자슈퍼비치발리볼대회, 에어로빅경연, 핀수영 등이 축제 내내 계속된다.
여름철 남해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이열치열의 음악열기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온다는 것이다. 먼저 부산. 광란의 밤을 열어젖히는 ‘국제록페스티벌’이 8월 7일~9일 다대포해수욕장에서, ‘현인가요제’가 송도해수욕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전남 진도에서는 ‘국제씨뮤직페스티벌’이 7월 30일~8월 2일 가계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추억을 선사한다.
그 중 역시 눈여겨 볼 것은 부산 국제록페스티벌. 5개국 33개 밴드가 참여해 록 음악의 진수를 선보인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이 축제에는 특히 우리나라 록 음악의 전설인 백두산과 국내 최고 비주얼 록밴드 ‘내 귀의 도청장치’, 여성 록밴드 ‘뷰렛’ 등이 출연한다. 모던록과 하드록을 아우르는 음악으로 단숨에 다대포에 모인 사람들의 정열을 폭발시켜버리겠다는 목적을 가진 축제다. 한증막에서 나오면 아무리 더운 날씨라도 시원한 것처럼 이 축제가 끝나는 순간, 바람에 식는 땀방울이 에어컨보다 몸을 차갑게 만든다.
그런데 참고할 것은 현인가요제와 록페스티벌은 ‘바다축제’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이다. 부산에서는 8월 1일~9일 광안리, 송도, 송정, 다대포 등 유명 해수욕장에서 신나는 바다축제를 펼친다. 록페스티벌에 앞서 다대포에서는 국제힙합페스티벌(8월 3일~4일), 해운대에서는 국제매직페스티벌(8월 5일)과 뮤지컬갈라콘서트(8월 7일)·비치스케이트보드대회(8월 8일), 광안리에서는 스윙댄스페스티벌(8월 7일~8일)과 해양스포츠체험(8월 5일~8월 9일)·사랑의얼음조각대회(8월 4일) 등이 열린다.
불빛에 취하고 모래조각에 감탄
하늘보다 더 파란 바다 자체가 예술인 동해에서는 여러 축제 중에서도 ‘불빛축제’와 ‘모래조각축제’가 특히 눈길을 끈다. 불빛축제는 포항 북부해수욕장과 형산강 둔치 등에서 7월 25일~26일 이틀간 펼쳐진다. 영일만의 밤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축제는 지난해에 비해 규모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에는 9일간 5개국이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그러나 올해는 경제상황을 고려해 이틀 동안 한국과 프랑스 두 팀이 밤하늘을 책임진다. 그러나 축제가 축소되었다지만 그 내용은 오히려 더욱 충실해졌으니 걱정은 붙들어 매시길. 여러 볼거리들이 있지만 이 축제에서 놓쳐서는 안 될 단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개막일의 뮤직불꽃쇼다. ‘불빛 Symphony No.6 희망’을 테마로 1시간 동안 4만 5000발의 불꽃을 쏘아 올려 대낮보다 더 밝고 화려한 하늘을 보여준다. 불꽃축제라지만 낮에도 축제는 계속된다. 이튿날에 형산강에서 대학팀, 금융기관, 기업체 등 총 47개팀 800여 명이 참가하는 드래곤보트(용선)대회와 포항바다연극제, 불빛미술대전, 해병대 체험 등이 이어진다.
포항에서 훌쩍 강원도 동해시로 올라가면 망상해수욕장에서 ‘세계모래조각대회’가 8월 20일까지 계속된다. 국내외 모래조각가 34명이 참가한 이 대회에는 국보 1호인 숭례문을 비롯해 불국사 다보탑, 추암 촛대바위, 흑룡 등 16개 작품이 전시 중이다. 축제가 열리는 동안 8월 7일~11일 5일 동안 망상해수욕장에서는 제3회 동해수평선축제가 열린다. 모래그림그리기, 맨손고기잡기, 해변마술체험 등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수평선몸짱선발대회, 동해록페스티벌 등도 함께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