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정에 있어 조용한 암자 월명암. | ||
▲길잡이: 서해안고속도로→부안IC→30번 국도→새만금방조제→변산해수욕장→736번 지방도→남여치 공원지킴터→월명암
▲문의: 문의: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224
월명암이 자리한 내변산은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다. 최고봉인 의상봉이 509m에 지나지 않는다. 그 밑으로 쌍선봉(459m)과 관음봉(433m)을 비롯해 선인봉과 옥녀봉 등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넓게 퍼져 있다. 월명암은 쌍선봉 가까이 있다. 위치한 고도는 거의 비슷하다.
월명암으로 가기 위해서는 남여치 공원지킴터를 먼저 찾아야 한다. 새만금방조제에서 채석강 방면으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736번 지방도가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10분쯤 달리면 남여치 공원지킴터가 나온다. 월명암은 내변산탐방지원센터나 내소사 쪽에서도 오를 수 있으나 남여치 쪽이 훨씬 짧다. 다만, 한편으론 가장 힘들기도 하다.
남여치에서 월명암까지는 2.2km 거리다. 등산로 입구의 표지판에는 1시간 거리라고 나와 있는데, 산행에 자신이 없다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까이 잡아야 한다. 등산로가 끊임없는 오르막이기 때문이다. 한 고비 넘으면 조금 수월해지려나 기대해보지만, 오르막은 요지부동. 그것도 가벼운 오르막이 아니다. 비록 단풍은 다 졌지만, 낙엽길이 포근하고 바람도 선선해 그나마 위로가 된다.
그렇게 등산로를 오르다보면 드디어 다소 편편해지는 능선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이 월명암삼거리다. 왼쪽 길은 쌍선봉으로, 오른쪽 길은 월명암으로 이어진다. 쌍선봉은 이곳에서 겨우 100m 거리에 지나지 않고, 월명암도 300m 앞에 있다. 삼거리에서 월명암 방면으로 조금 가다보면 낙조대로 이어지는 길도 만난다.
마침내 도착한 월명암은 바로 아래 벼랑을 두고 있는 쌍선봉에서 자연보호헌장탑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에 자리하고 있다. 이 암자는 통일신라 시절인 692년 부설거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부설거사는 인도의 유마거사, 중국의 방온거사와 더불어 세계 3대 거사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월명암은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진묵대사가 중건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허물어지고 다시 짓기를 반복하다가 1954년 현재의 작은 암자 규모로 굳혀졌다.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대웅전과 관음전·요사채·선방 등 7채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월명암은 새벽의 운해가 인상적이다. ‘월명무애’라 하여 변산8경 중 제4경에 이름을 올렸다. 예전에는 운해가 끼지 않는 날이 거의 없었는데, 부안댐 건설 이후 운해 보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운해와 함께 월명암을 알리는 것은 낙조대다. 월명암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낙조대에 서면, 부안의 아름다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멋진 해거름을 볼 수 있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