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 세계꽃식물원을 둘러보고 있는 어린이들. | ||
아산 세계꽃식물원
옛 장항선이 지나던 철로가 폐선이 되어 쓸쓸히 남은 아산시 도고면 봉농리. 이곳에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세계꽃식물원이 있다. 도고온천역과 신례원역 중간쯤이다. 좁은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면 커다란 온실들이 어깨를 맞대고 멀리까지 들어앉아 있다. 비닐하우스와 유리로 만든 온실이다. 그 면적만도 5ha(1만 5000평)에 달한다.
세계꽃식물원은 천안·아산 지역 농민조합원 13명과 준조합원 38명이 힘을 합해 운영하는 곳이다. 30년 넘게 꽃 재배에 힘을 쏟아온 이들은 모두가 최고의 화훼전문가. 식물원은 들어서자마자 봄향기가 물씬 난다. 코끝을 간질이는 달콤한 꽃에서부터 머리를 깨우는 시원한 허브향까지.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서로의 향기를 뽐내며 달려든다. 이곳에는 동백, 초화, 향기, 웰빙정원 등 12개의 테마정원이 있다. 세계 각국의 1000여 종 1000만 송이의 꽃이 각 정원에 심겨 있다. 생전 처음 보는 꽃들 투성이다. 무엇이건 새로운 것들은 조그마한 경계와 긴장감을 불러오게 마련이지만, 단 하나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꽃이 아닐까. 향기와 색깔로 단번에 사람을 무장해제시켜 버린다. 꽃만이 지닌 힘이다.
식물원에서는 꽃을 이용한 각종 체험을 해볼 수 있다. 옷감에 꽃물 들이기, 꽃누르미(압화) 만들기, 꽃화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가든스쿨도 개설했다. 식물원을 설계한 지식을 나눠주는 학습장이다. 새롭게 창업을 원하는 사람이나 화훼업 종사자들에게 생생한 지식을 전달한다.
식물원은 일년 내내 20여 가지 테마꽃축제를 연다. 3~4월에는 튤립, 수선화, 동백축제가 개최된다. 홈페이지에 10% 할인티켓이 있다. 이것을 인쇄해 가면 할인해준다. 또한 이 티켓을 출구 쪽에서 제시하면 선인장 종류나 다른 자그마한 화초를 준다. 물 잘 주고, 사랑 듬뿍 주면 꽃으로 보답해 집안에도 봄을 불러들일 것이다.
식물원을 둘러보고 나가는 길에는 도고온천에도 들러보도록 하자.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도고온천이 있다. 1921년 개발된 오랜 역사의 온천으로 약알칼리성 유황천으로 수질이 좋다고 소문이 났다. 신경통, 피부병, 위장병, 안질 등에 효능이 있다.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 서평택IC→아산만방조제→도고온천→예산 방면 직진→세계꽃식물원.
▲문의: http://www.asangarden.com, 041-544-0749.
고양 원당허브랜드
그 자체로만 본다면 원당허브랜드는 규모가 작은 온실이다. 약 1ha(3000평) 면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당종마장과 서삼릉을 엮어 봄나들이하기에 좋은 곳이다.
식물원 안으로 들어가자 100여 종의 허브 화분이 눈앞에 펼쳐진다. 알록달록한 꽃 색깔들이 마구 눈을 어지럽힌다. 대부분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화분들이다. 제법 커서 들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것에서부터 어른 주먹만 한 화분까지 다양하다.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일이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허브는 꽃보다 이파리를 살짝 문질러 향기를 맡는다. 엄지와 검지로 이파리를 간질이듯 비비면 그 향기가 손가락에 밴다. 이것을 하나씩 맡아가면서 자신에게 맡는 화분을 정하면 된다.
▲ 두물머리의 해오름. | ||
허브랜드와 함께 둘러볼 서삼릉은 허브랜드 바로 옆에 있다. 사적 제200호로 지정된 조선 왕릉이다. 인종과 그의 비 인성왕후 박씨의 효릉, 중종의 계비 장경왕후의 희릉, 철종과 철인왕후 안동김씨의 예릉을 합해 서삼릉이라 일컫는다. 소나무 숲이 아주 좋다. 우듬지에 새순이 오르며 특유의 알싸한 향을 숲길에 흩뿌린다.
인근에 자리한 원당종마장은 과거 목장이었던 곳이다. 지금은 기수 양성과 말 홍보를 위한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말들이 한가로이 노닐며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
▲길잡이: 외곽순환고속도로 고양IC→356번지방도→원당역 지나 원흥삼거리에서 좌회전
▲문의: http://www.wondangherbland.co.kr, 031-966-0365.
양평 세미원
드라이브코스로 정평이 난 양평. 이곳 초입인 두물머리에 자리한 세미원은 세상에서 가장 다양한 종류의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연꽃이 뭐 별 거 있냐고 묻는다면 별별 것 다 있다고 대답하는 곳이 세미원이다.
두물머리 강변 약 12ha(3만 5000평) 면적에 세미원이 자리하고 있다. 야외정원과 온실로 이루어져 있다. 야외에는 버들강아지가 햇볕에 털을 보송보송 말리고 있다. 온실에는 사철 연꽃이 가득하다. 티나니, 옐로우센세이션 등 그 이름도 생소한 것들이 많다. 연꽃을 보면 붉은 것은 홍련이요, 흰 것은 백련 정도로만 구분하던 ‘무식함’이 드러나는 곳이다. 모양도 마찬가지. 사월 초파일 연등처럼 크고 화려한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달걀만한 것에서부터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마구 세운 것들하며…. 그렇다 여기는 연꽃의 신세계다.
세미원에는 별도의 온실이 하나 더 있는데 이곳에는 매화가 만발했다. 석창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온실이다. 동백과 수선화도 활짝 피었다. 겸재의 금강산도, 술잔을 띄워 마시던 수로인 유상곡수 등이 재현된 한국전통의 정원으로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미원 방문을 위해서는 인터넷 예약이 필수다. 특별한 것은 없다. 이름과 방문날짜 등을 남기면 된다. 현장 입장은 사정을 해도 불가능하니 잊지 말자.
물론 세미원이 전부가 아니다. 두물머리 산책도 뺄 수 없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이 바로 두물머리다. ‘두 개의 물이 합수하는 들머리(입구)’라는 뜻이다. 아침이면 안개가 피어 요즘 특히 운치 있다.
▲길잡이: 서울→6번국도→신양수대교 건너 오른쪽 진입→양수리방면 500m.
▲문의: http://www.semiwon.or.kr, 031-775-1834
▲ 원당허브랜드. | ||
허브향기로 샤워하고 우리꽃 만날까
남양주 허브식물원 비루개
(http://www.birugae.com)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용암리에 자리한 숲 속 허브온실이다. 카페 이름은 위치한 곳의 지명에서 유래했다. 숲길을 2km가량 달려 고갯마루로 올라가면 비루개가 있는데, 이 고개 이름이 또한 비루개(‘벼루개’라고도 불림)다. ‘별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고개’라는 의미다. 15년째 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두 동의 허부온실과 전망 좋은 통나무카페 등이 있다.
▲문의: 031-841-0006.
장흥 일영허브랜드
(http://iyherbland.co.kr)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에 자리하고 있다. 2만 3000㎡(약 7000평)에 이르는 야외공간에 로즈메리가든, 호수가든, 라벤더가든 등의 허브가든이 있다. 하지만 아직 야외에서 허브꽃을 보기는 힘들다. 대신 유리온실의 허브식물원이 따로 있다. 이 공간 또한 꽤 넓다. 일영허브랜드에서는 허브체험학습을 실시한다. 천연비누, 천연염색, 젤향초 등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허브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화분은 어떤 식으로 분갈이를 해야 하는지도 가르쳐 준다.
▲문의: 031-874-2535.
포천 허브아일랜드
(http://www.herbisland.co.kr)
포천시 신북면 삼정리에 자리한 대단지 허브식물원이다. 부지 면적이 무려 33만㎡(10만 평)에 달한다. 실내 허브식물원만도 6600㎡(2000평)가량 된다. 180여 종의 허브를 관람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옮겨 놓은 듯한 건물들이 특히 눈에 띈다. 프랑스 농가를 재현한 만들기 체험장에서는 와인, 치즈, 잼, 버터, 양초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문의: 031-535-6479.
용인 한택식물원
(http://www.hantaek.co.kr)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옥산리에 자리한 희귀멸종위기 식물을 볼 수 있는 식물원이다. 산을 끼고 있는 이 식물원은 부지면적이 66만㎡(20만평)에 이른다. 총 보유 식물이 9000여 종. 그 중 자생식물이 2400종에 달한다. 유리온실 3동을 갖추고 있다. 35개의 테마정원에서 간간히 겨울과 봄의 간절기에 피는 우리꽃들을 볼 수 있으나 아직 이르다. 이 달 말이면 목련을 비롯해 갖은 봄꽃들이 정원을 밝게 비출 것이다.
▲문의: 031-333-3558.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