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최근 경주시 복지정책과에서 무명인(無名人) 3명의 신분을 찾아줘 지역사회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역 내 성과 이름을 알 수 없고 주민등록번호도 부여되지 않은 3명의 무명인이 있다. 이들은 각각 1992년, 1995년, 2005년에 발견됐으나 본인의 신분이나 이름도 알지 못하는 상태로 20여 년간 무연고 장기입원 행려자로 보호되어 왔다.
특히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한 신분이 없어, 병원비 지원을 제외하고는 생계급여나 장애수당 등 사회의 가장 어려운 주민들에게 주는 최소한의 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
시는 인권과 복지 차원에서 신분 형성과 시설입소 지원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8월부터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성(姓)을 창설하려면 법원에 성·본창설허가를 청구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만만치가 않았다. 수십가지 증빙서류가 필요하고 법원의 허가판결을 받기까지 몇 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이후 가족관계창설허가라는 또 한번의 절차를 거쳐야 했다.
생활보장팀 직원들은 법률구조공단과 법원, 병원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관계 기관의 협조를 받아서 절차를 진행했다.
9개월여의 이러한 노력을 통해 무연고 행려자 3인에게 새로운 신분을 제공하게됐다. 이들에게는 각각 충효(忠孝) 조(趙)씨, 충효(忠孝) 심(沈)씨, 중부(中部) 심(沈)씨 라는 성과 본이 주어졌으며 주민등록번호가 만들어 졌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무연고 행려환자에게 신분을 만들어 주는 절차를 넘어서, 대상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권과 국민으로서 권리를 만들어 준 적극적인 복지행정의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한명도 아닌 세 명에게 동시에 신분을 만들어준 이 사례는 다른 지자체에서도 선례를 찾기 어려운 일로 지역사회의 미담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남미경 복지정책과장은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신분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 녹록치 않았으나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생각하고 9개월의 긴 과정을 잘 마무리해 준 직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 “동궁원 메밀꽃밭 거닐어 보세요”
경주 동궁원 녹색관광탐방로 교량주변 하천부지에 가는 5월이 아쉬워 붙잡는 듯 메밀꽃이 만발해 하얀 꽃밭을 드리웠다.
동궁원에 새로 조성된 메밀꽃단지는 지난달 녹색관광탐방로 주변의 경관조성을 위해 8000㎡의 부지에 파종해 지금 연둣빛 잎사귀 사이사이로 눈부시게 하얀 꽃들을 틔워 아름다운 꽃밭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메밀꽃단지 사이 한적한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지저귀는 새소리에, 졸졸거리는 개울 물소리에, 잠시나마 번잡함을 벗어버리고 푸르름이 생동하는 평화로운 공간 속에서 스스로 젖어드는 여유로움에 사랑과 행복의 기운이 되살아남을 느끼게 된다.
이달 말 즈음에는 탐방로 교량주변 경관조성을 위한 2000㎡의 단지에 케냐프를 파종해 8월 한여름 즈음 탐스런 꽃과 훤칠하게 자란 2m 정도의 키 큰 케냐프 단지 사잇길이 조성된다.
녹색관광탐방로 교량이 완공되는 6월 초순 이후에는 동궁원에서 교량을 건너 메밀꽃 및 케냐프 단지로 바로 드나들 수 있다.
한영로 동궁원장은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동궁원도 보고 녹색관광탐방로를 따라 산책도 하고, 주변 메밀꽃 단지로 발길을 돌려 메밀밭 사잇길을 걸으면서 삶의 여유도 함께 누려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현곡면 농기계작목반, 이웃사랑 모내기 작업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맞아 영농조합법인 현곡면 농기계작목반은 지난 21일 나원리 일대 임차농지 9000여 평에 이앙작업을 완료했다.
이번 모내기는 작목반 회원들이 직접 상토와 육묘를 거쳐 생산한 우수한 삼광벼 모판 800여개를 전 회원들이 직접 승용 이앙기 3대, 운반차량 4대 등의 장비로 마무리했다.
매년 작목반에서는 저농약 고품질의 쌀을 수확해 전량 현곡농협 DSC에 입고한 판매금으로, 작목반 운영경비 및 현곡면 사랑의 쌀독을 전달하며 변함없는 지역 인심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거노인과 복지사각지대, 장애인 세대에 수확한 햅쌀 20kg 36포(150만원 상당)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기증했다.
쌀 전업농가들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 현곡면 농기계작목반은 2009년에 결성돼 농지 임대사업, 육묘생산 판매, 지역 농업기술 저변 확대 등을 통해 현곡을 대표하는 민간 농업경영단체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정조원 회장은 “바쁜 농번기임에도 전 회원들이 동참해 감사를 전한다. 올해도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여 단체 활성화 및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면민들에게 사랑받는 작목반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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