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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의 신주류 의원들이 노무현 후보를 중심 으로 결집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 이 후의 당권을 노린 내부의 암투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장 선거 지원유세중인 노 후보. 임준선 기자 | ||
이는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될 정계개편 논의와 맞물려 예상외의 파장을 낳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어 신주류의 향후 진로와 위상정립 등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민주당의 신주류는 일반적으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 직계그룹, 한화갑 대표와 동교동 신파, 김원길 사무총장 등 범주류파, 신기남 최고위원 등 재선 소장파, 정대철 최고위원 그룹 등을 통칭하고있다. 여기에 지방선거 이후 입지확보를 노리는 김상현 고문까지 가세, 복잡한 기류를 띠고 있다.
신주류 내 이상기류가 감지된 것은 김원길 사무총장이 추진한 특단대책 마련이 실패로 돌아가면서부터다.
김원길 총장은 6월5일 이례적으로 거국중립내각 구성, 김홍일 의원의 의원직 사퇴, 아태재단 해체, 김홍업씨의 자진출두 등을 담은 시국수습안을 공언했다.
김 총장은 “지방선거를 이대로 갈 순 없다”면서 “변화가 있어도 아주 크게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선거대책위 실무조정 회의를 통해 이같은 안을 마련했으며, 이호웅 조직위원장, 정범구 대변인 등 상당수 중간당직자들의 동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구나 한때 집권여당이던 민주당의 사무총장이 공개적으로 과감한 민심수습안의 필요성을 거론, 뭔가 내부 조율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을 낳았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였다. 한화갑 대표마저 “나와 충분히 상의하지 않은 일”이라며 “김 총장 개인의 의견일 것”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이 청와대에서 알아서 해결할 문제이지 당에서 왈가왈부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노무현 후보 역시 8일 한화갑 대표와 만나 “충정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전당원이 합심해 선거승리에 총력 매진해야 할 때”라고 말하며 부정적 견해를 표출했다.
김 총장 체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재선그룹과 쇄신파 의원들도 부정적이었다. 신기남 최고위원 등은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시기나 방법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비판했다.
결국 민주당에선 김 총장이 충분한 내부 의견조율 없이 개인적 희망을 표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 총장은 왜 그토록 엄청난 일을 꾸몄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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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현 민주당 고문 | ||
또 하나는 선거 이후에라도 민주당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어차피 반DJ노선을 더욱 선명히 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총대를 멘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이 선거패배 이후 분당이나 내분으로 치닫는 결과를 막기 위해서는 반DJ로 세력을 결집할 수밖에 없으며, 김 총장이 그 구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신주류의 주요 인물로 꼽히는 김 총장이 전혀 우군의 도움없이 혼자 수습안을 발설하고, 결국 성취를 이뤄내지 못하는 일련의 과정에 어색함이 깊이 배어있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 신주류 내부의 균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선 김 총장의 최근 행보를 김상현 고문과 연결지어 보는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김 총장은 원래 김상현 계보로 분류될 정도로 친밀했으나 이번 경선에서 한화갑 대표 만들기의 중심에 나섰다. 김 총장은 아직도 김상현 고문과 한화갑 대표의 중간에 위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현 고문은 최근 정치행보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에서 기자들과 가장 활발히 만나는 정치인으로 꼽힐 만큼 적극적이다. 김 고문의 시국인식은 철저히 선거 이후를 계산하고 있다.
김 고문은 선거 이후 당이 책임론에 휩싸이면 결국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화갑 대표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김 고문은 지방선거 이후 혼란에 빠질 당에 새로운 구심점이 필요하며,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고문은 동교동 신구파는 물론 비주류 중진까지 두루두루 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8·8 재선거에서 서울 금천 출마를 강력히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 고문은 지방선거 이후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고문은 당에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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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길 민주당 사무총장 | ||
노무현 후보 중심으로 의원들이 거의 결집하지 않는 현상도 이와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다. 당연히 적극적이어야 할 소장 의원들은 상황을 관망하는 태도마저 보이고 있다. 이는 노 후보가 적극적으로 지지세력을 결집하지 않는 태도에 1차 문제가 있지만 의원들의 소극적 자세에도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노 후보 주변에 집중 포진한 재선의원들과 여타 의원들이 물과 기름처럼 잘 결합하지 않는 것도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심지어 노 후보의 주변 세력들이 정국운영 주도권을 둘러싸고 내부 암투를 벌이고 있는 징후마저 나타나고 있다.
정동채 비서실장 등에 대한 거부정서가 상당수준 드러나고 있는 것. 특보단을 30여 명으로 확대한 것도 재선의원 편향을 타개하려는 일환으로 알려져 있다.
노 후보의 일부 측근들은 “노 후보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던 한화갑 대표조차 노 후보를 진정으로 후원하지 않고 반쯤 발을 담그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당의 분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노 후보 중심의 세력결집이 훨씬 강도높게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노 후보 주변은 조금씩 사분오열돼 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
노 후보를 끝까지 지키고 끌고 나가야 할 신주류 의원들 사이에서 의견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각개전투를 벌이는 상황은 민주당에 커다란 부담이다. 자칫 반노무현 세력이 응집력을 발휘할 때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없게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갈 길 급한 민주당은 노 후보 중심세력의 사분오열과 암투로 더더욱 험난한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이들 중 일부는 지방선거 이후 당권의 향배에 관심을, 또 일부는 제3의 길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져 신주류의 운명이 결코 순탄치 않다는 전망이다.
김영선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