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원희룡 지사가 27일 오후 제주포럼 조직위원장 접견실에서 회동을 가졌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예멘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부도 적극 힘을 싣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27일 오후 제13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진행되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조직위원장 접견실에서 회동을 가졌다.
강경화 장관은 회동에서 “난민 문제로 (제주가) 어려운 상황임을 알고 있다. 함께 치러야할 홍역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유엔 근무 당시 인권과 난민을 전공하고 왔기 때문에 외교부에서도 힘을 꼭 싣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우리가 경험이 없다 보니 난민 국가들의 국가 성격과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국민들도 꽤 있고 반면 일부 ‘가짜 난민’에 대한 오해들이 논란과 공분을 키워낸다”며 “무사증 제도와 난민법을 악용해 불법 취업의 경로로 이를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과 의혹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이어 “한국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난민법이 제정된 나라이고 최종 목적지로 많이 알려져 국민들의 우려가 증폭돼 있지만 이것을 단순 혐오다 국수주의로 볼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유일한 난민법 국가라는 것 때문에 부당하게 이용당하지는 않는다는 오해와 불안을 확실히 덜게 해야 한다”면서 “신속하고 엄격한 심사를 진행한 후, 난민법에 따라 인도주의적 원칙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27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예멘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부도 적극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원 지사는 특히 “현재 제주에서는 500여 명에 이르는 심사를 진행하는데 난민 심사관 2명이 투입되다보니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하루 2~3명명을 겨우 심사 하는 실정”이라며 “심사 절차를 마치려면 최대 8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본다”고 토로했다.
그는 “무비자 입국 상태에서 이동권을 붙들어놓고 마냥 시간을 보낼 수 없다. 심사 인력, 통역 인력 지원 등 실무적인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난민 신청을 했기 때문에 신속한 심사가 우선시돼야 하며 제주도에서는 합리적인 수용과 불안들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 장관은 “정부에서도 고민이 많다. 외교부의 목소리가 필요하면 꼭 말해 달라. 우리도 적극 나서겠다”고 답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예멘 난민 문제의 발 빠른 대응을 위해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경찰청 등 6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총괄지원 T/F를 꾸리고 28일 오전 10시 예멘 난민 종합지원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