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계룡중학교 전경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거제시 계룡중학교 3학년 재학생들과 학부모들이 1학기 기말고사가 재시험을 치르게 된 것이 과학교를 지망하는 학생의 성적을 조작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계룡중학교은 지난 6월 26일 ‘기말고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11개 학급 중 5개 학급에는 프린트물(예상문제지)를 배부하고, 6개 학급에는 미배부했다.
이 문제를 두고 학교 내 학생들 사이에 과학교를 지망하는 특정학생이 수학 시험을 망쳤다며 며칠간 수학교사에게 항의하고 매달렸다. 이 과정에서 영향력 있는 부모가 학교에 전화를 해 재시험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계룡중학교는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밀려 지난 4일 학교측 수학교사들이 참석하는 ‘수학과 교과 협의회’에서 회의를 갖고 ‘학업성적관리지침’에 따라 5문제에 대하여 재시험을 치른다는 내부방침을 확정했다.
이어 지난 5일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하고, 오는 10일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계룡중학교 관계자는 “학부모의 압력에 의하여 재시험을 치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하고 “프린트물을 제공 받은 학급과 제공받지 못한 학급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학업성적관리지침에 따라 치르는 것이다. 학생들은 크게 불만을 가지지 않으며, 요즘은 재시험을 자주 본다“고 말했다.
계룡중학교 학부모 A씨는 “일부 학부모의 민원제기로 시험을 다시 본다는 것은 학교의 교권이 무너지는 행위로 근절돼야 하며 출제 문제가 이상이 없다면 정당한 시험이었고, 시험을 잘못 본 학생의 책임이지 프린트물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적이 하락했다는 것은 학생이 책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프린트물로 공부하는 것이라고 봐야한다”라고 말했다.
계룡중학교 학부모 B씨는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근거로 해서 문제가 출제되는데 프린트물에 문제가 시험에 나왔다는 이유로 재시험을 치른다는 것은 어느 학생에게는 이익이 되겠지만, 어느 학생에게는 손해가 되는 경우가 발생할 여지가 농후하므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의 주장을 토대로 종합해 보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교과서보다는 프린트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결과에 도달하게 되므로 재시험을 요구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주장이 맞게 된다.
이에 교과서로 공부하지 않고 프린트물로 공부하는 학교는 존재의 이유가 있는지 의구심을 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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