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 부산지방검찰청 외사부(박성동 부장)는 실내스키장을 운영하는 스포츠랜드부산 대표 하 아무개 씨를 횡령 및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하 씨는 지난 2007년 1월부터 12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44억 원을 빼돌렸을 뿐 아니라 서류를 위조해 금융기관으로부터 21억 원을 불법 대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6월 실내스키장이 부도난 후 해외로 도피했던 하 씨는 지난해 11월 자진 귀국해 조사를 받았고, 결국 구속됐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정치권의 관심을 끄는 것은 검찰이 하 씨의 로비 부분에 관한 수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하 씨 사건은 애초에 대검찰청 첩보에서 시작된 것이다. 개인 비리보다는 정치권 로비와 금융권 거액 대출 등에 수사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수사 초반 하 씨를 상대로 로비 사실에 관해 집중 추궁했지만 대부분 부인해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하 씨가 일부 정치인들 실명을 거론해 다시 수사에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 씨 사업체가 부산에 위치해 있어 해당 지역 정치인들, 그중에서도 여당 친박 의원 등 몇몇 인사들의 이름이 검찰 주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수사 중이라 밝힐 순 없다. 그러나 로비 부분과 관련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정치인들이 포함돼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검찰은 하 씨가 실내스키장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 몇몇 의원들과 부산시청 공무원들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대한 확인 작업에 나선 상태다. 검찰 안팎에선 실내스키장이 위치한 지역구 국회의원이 관련돼 있을 것이란 소문도 흘러나왔으나 아직까지는 수사대상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정가에선 이번 사건이 6월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들 중 일부가 하 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서는 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때 검찰 수사가 부산의 유력 정치인 B 씨를 타깃으로 했다는 말이 파다하게 나돌기도 했지만 B 씨는 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은 금융권에도 불똥이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지난 2007년 9월경 스포츠랜드부산에 750억 원이라는 거액을 대출해 준 금융기관의 대표이사 나 아무개 씨와 이 금융기관의 본부장을 수사 중에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랜드부산이 회사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돈을 대출받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밖에도 스포츠랜드부산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국내 유수의 금융기관들로부터 추가로 돈을 빌린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에 대한 확인 작업도 필요할 듯하다. 검찰 측은 “대검 첩보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났다. 금융권 대출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아 불법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부산 정가가 ‘설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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