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선수를 난관에 빠뜨렸던 첫 날의 문제점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다소 멀었던 볼과 몸 사이의 거리였다. 세계 최고라는 선수조차도 아주 작은 부분을 놓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것이 바로 골프다.
이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골프가 얼마나 예민하며 작은 것에도 영향을 받는 운동인지 잊고 있기 때문에 작은 문제점들이 큰 문제를 야기하곤 한다.
먼저 라운드가 있는 날, 밤새 과음한 후 피로가 쌓여 있는 상태에서 연습한 만큼 좋은 스윙이 나올 것을 기대한 적은 없었는지 반성해보자. 당연히 공은 마음먹은 대로 날아가지 않을 것이고 점점 엉망이 되어 가는 가운데 스윙에서 무슨 문제점이 있었는지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원인은 스윙에 있는 것이 아니라 컨디션 관리에 실패한 탓이다.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작은 부분이 어드레스와 셋업이다. 기초가 중요하다는 말은 골프에서만큼은 200%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는데 어드레스와 셋업이 잘못돼 있어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어깨, 가슴, 무릎, 스탠스, 그리고 비구선이 평행이 되어야 한다는 가장 기초가 되는 이 이론을 잊고 있지는 않은지. 공을 보내고자 하는 곳은 오른쪽인데 클럽 페이스와 시선만 오른쪽으로 향해 있고 몸은 왼쪽으로 틀어져 있다면 스윙이 부자연스럽게 되고 결국 연습한 대로 공을 칠 수 없다.
골프를 친 지 꽤 오래되었으나 90대의 벽을 넘지 못한 한 교수님과 라운드를 한 적이 있다. 공도 뜨지 않고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었던 그 분의 문제는 매번 목표지점과 몸의 방향이 조금씩 틀어진다는 데에 있었다. 틀어진 셋업자세를 수정하고 몸의 방향을 바로 잡자 뜨지 않던 볼은 어느새 시원하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볼 치기 전 준비 자세를 취하는데 잘못된 부분을 약간 고쳤을 뿐이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잠시 잊어버리고 놓쳐버렸던 부분을 되찾는 것이 실력향상의 지름길이다. 연습한 만큼 성과가 없다고 투덜대기 이전에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지 점검해 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미스코리아 출신 골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