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으로는 걱정이 앞섰지만 그 순간만큼은 노는 즐거움으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져 실수를 저질렀다. 다음 날 골프장으로 향하기 전 밀려오는 졸음을 쫓아보려고 커피를 마시고 각종 비타민과 영양제를 삼키는 등 갖은 노력을 다 했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잘 맞던 공은 힘없이 휘두르는 클럽에 겨우 맞는 수준이었고 퍼팅 그린 위에선 나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홀을 비껴 나갔다. 백스윙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지 평소와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에 나 자신조차 당황할 수밖에!
내가 범했던 컨디션 관리에 대한 실패가 많은 골퍼들이 경험하는 최악의 라운드를 하게 만드는 원인일 때가 많다. 일상에 쫓기다보면 부득이하게 수면을 취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나 신체 컨디션이 스윙과 스코어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잘 모를 경우 골프 실력은 하향곡선을 타게 된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다면 신체리듬이 완전히 깨져버리기 때문이다.
굳이 스코어에 연연해하지 않아도 되는 아마추어 골퍼라 할지라도 볼을 잘 치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은데 밤을 새워 피곤한 상태에서 골프채를 잡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특히 전날 심한 음주를 했을 경우 알콜 성분이 근육 내에 기억되어 있던 골프스윙을 남김없이 지워버리므로 더더욱 좋은 스코어를 기대하기 어렵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전날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 동료들과 늦은 밤까지 유흥을 즐기고 싶어도, 한잔 술이 계속 날 유혹할지라도 다음날 라운드를 앞두고 있다면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보자.
제대로 된 컨디션 관리로 18홀을 유익한 연습시간과 동반 플레이어들과의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라운드 내내 지친 상태로 끝나기만을 기다리다 결국 흐트러진 스윙과 많은 스코어로 스트레스를 안을 것인지 말이다. 컨디션 관리를 잘할 줄 아는 것도 골프 실력을 쌓는 지름길이다.
미스코리아 출신 골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