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유난히 왼쪽 방향으로 틀어서 공을 쳐야 하는 위치에서 많은 실수를 한다는 사실이었다. 오른쪽으로 몸이 향하는 샷은 나무랄 데가 없었는데 왼쪽으로 돌아서기만 하면 공도 뜨지 않고 미스 샷을 남발하는 것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원인은 연습장에서의 타석 위치였다. 어머니는 줄곧 맨 가장자리 타석에서 전체 방향이 오른쪽으로만 향하도록 연습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늘 연습하던 방향과 같은 자리에서는 몸에 익힌 스윙이 발휘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제대로 된 스윙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연습장에 가면 아마추어 골퍼들은 대부분 각자가 선호하는 위치의 타석이 있다. 어떤 사람은 가운데 제일 좋은 자리, 어떤 사람은 오른쪽 끝이어야만 공이 잘 맞고 또 다른 사람은 거울 앞으로 가야만 만족스런 연습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낯가림’이 골프 스윙에는 굉장한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익숙한 자리에서만 연습하다보면 특정한 방향에 대해선 지극히 자연스런 반면 반대 상황에선 스윙하는 데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게 되고 미스 샷을 범하기가 쉬워진다.
고등학교 시절 인천으로 연습장을 다녔을 때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오랜 시간 동안 연습을 해야 했으므로 내 자리는 늘 오른쪽 구석이었는데 슬라이스 스탠스 형태의 타석에서 내내 연습을 하다보니 언제부턴가 필드에 가서도 왼쪽으로 향해 치는 경우에는 스윙이 잘 되지 않았다. 타석마다의 라이가 약간씩 다른 경우도 있다.
한쪽 방향에만 익숙해지는 버릇이 생긴다면 스윙 자체도 변형될 수 있고 필드 플레이에서 결정적인 미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부득이하게 매일 한 자리에서만 연습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목표 지점을 달리하여 공을 치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연습장에서 특정 타석에 대한 낯가림이나 고정 관념에서 탈피할 경우 스윙 후 미스 샷 타령은 하지 않을 것이다. 미스코리아 출신 골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