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페어웨이를 외면한 채 러프, 벙커, 심지어는 OB로까지 이어진다면 스코어 역시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라운딩을 하는 시간마저 길게 느껴지기 때문.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실종되고 드라이버만 잡으면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어 한없이 초라해질 수도 있다. 결국 망가진 드리아버 샷은 다른 샷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교시절 장타 실력을 자랑했던 나를 울리고 웃겼던 것도 이 드라이버샷. 티샷이 좋은 날이면 그날의 스코어는 훨훨 나는 반면 한번 페어웨이를 벗어나기 시작하면 상상하기도 싫은 하루가 되어버렸다.
드라이버 샷에 예민했던 만큼 라운드 중 다양한 응급처치방법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될수록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 대부분 드라이버가 잘 맞지 않을수록 팔로만 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은 점점 리듬을 잃게 만드는 최악의 방법이다.
거리가 나지 않는다고 힘주어 칠 것이 아니라 페어웨이로만 보낸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스윙리듬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하나 둘의 리듬이었던가, 아니면 하나 둘 셋의 리듬이었던가를 기억해서 연습스윙을 하다보면 템포가 빠르고 느려서 발생했던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리듬을 떠올려봐도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을 때엔 두 발을 모으고 하프 스윙으로 채를 휘둘러본다. 많은 사람들이 멀리 보내고 싶을수록 스탠스를 넓게 하고 스윙을 크게 하지만 그 공식이 통하는 것은 샷이 잘될 때뿐이다.
스윙이 잘 되지 않을수록 작은 스윙부터 다시 시작해 본래의 리듬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 두 발을 모으고 하프스윙을 하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골퍼들도 있겠지만 드라이버를 잡을 때마다 OB처리되어 벌타를 먹는 것보다는 차근차근 제 리듬을 회복하여 스윙도 망가뜨리지 않고 페어웨이로 볼을 보내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이렇게 스윙 연습을 하다보면 백스윙이 작다고 해서 거리가 짧게 나갈 거라는 생각이 혼자만의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백스윙의 크기와 거리는 비례하지 않기 때문. 멋진 장타를 자랑하는 타이거 우즈가 탑스윙에서 채가 땅까지 닿을 만큼 백스윙을 크게 휘둘렀을까? 답은 NO!
망가진 스윙을 바로잡기 위해선 채를 반만 보낸다는 생각으로 몸을 사용하는 스윙리듬을 찾아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천천히 드라이버를 치다보면 비껴가던 드라이버 샷은 한 홀 한 홀 지날수록 페어웨이로 안착하게 되고, 자신감을 되찾고 나면 멋진 장타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드라이버가 안 맞는다고 화를 내며 공을 쥐어박으려 하지 말고 스윙감을 되찾는 연습을 하며 공을 달래는 것이 현명한 골퍼라는 것을 잊지 말자.
미스코리아 출신 골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