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시장이 19일 대구 일대 쪽방촌을 방문, 폭염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구시
[대구=일요신문]김성영 기자= 올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온열환자 수가 1500명이 넘어선 가운데 특히 쪽방촌과 같은 에너지 취약계층 에 대한 실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인근 경산과 영천의 기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40℃까지 넘기며 대구의 온열환자 수도 지난해 28명 보다 3배 가까운 81명(25일 기준)으로 늘어났다.
27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이 밝힌 대구 일대 쪽방촌 폭염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8명의 평균연령은 65.3세며 그중 노인세대 26가구의 평균연령은 72.7세로 대부분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으로 인한 건강이상 경험에 대해서는 20가구가 어지러움과 두통을 호소했고, 구역질·구토, 호흡곤란, 지병악화 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된 건물구조도 폭염에 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쪽방촌 건물 대부분은 1970년대 또는 그 이전에 지어진 노후주택으로 평균 5.3m²(약1.6평)의 좁은 주거공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실내·외 온도와 습도 차이도 거의 없었다. 31가구가 창문이 하나 밖에 없었으며, 창이 하나도 없는 가구도 5가구나 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많은 폭염 대책들이 서류상으로만 머물지 않고 이들 에너지취약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들의 의견 수렴에 정부와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에너지복지제도가 혹한기 난방부분에 다소 집중된 측면이 있어 균형 잡힌 제도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폭염을 재난에 준하는 상태로 인식하고 임시 주거시설 마련, 생계비 지급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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