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드론으로 촬영한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황.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일요신문]김성영 기자= 과불화화합불 검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낙동강 취수원인 강정고령보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녹조 조짐까지 심상치 않다. 올 여름 최악의 폭염과도 무관치 않지만, 환경단체는 하루빨리 보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6일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1일 조류경보 경계단계가 발령된 강정고령보는 앞서 물속 유해 남조류 수가 2주 연속 ㎖ 당 1만 개채가 넘어섰다.
지난달 30일 조사에서 강정고령보는 ㎖ 당 1만9620셀을 기록했고, 앞선 28일 조사에서는 2만41576셀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23일 610셀에 비해 20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었다. 바로 상류인 칠곡보 또한 밀리리터당 1만4350셀이 측정됐다. 다른 보들 또한 심상찮다. 같은 날인 지난달 30일 조사에서 상주보는 5만416셀, 낙단보는 1만8729셀, 구미보는 9929셀을 각각 기록했다.
하류로 갈수록 더 심각했다. 강정고령보 바로 아래인 달성보의 조류농도는 같은 날인 지난달 30일 ㎖ 당 10만셀이 넘는 13만3600셀을 기록했다. 한 주 전 23일 조사의 9111셀에 비해 15배 증가한 것으로 올 들어 최고치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현재 낙동강에 대량 증식하고 있는 식물성플랑크톤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란 남조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맹독성 물질을 가지고 있다. 조류학자인 일본 구마모토보건대 다카하시 토오루 교수는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 100배의 맹독을 지니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고도정수처리 해도 걸러지지 않는 이 물질이 1%만 수돗물로 들어와도 WHO 먹는물 수질 기준치(1ppb)의 4배 이상을 마시게 된다는 것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드론을 통해 본 낙동강은 녹조라떼를 넘어 ‘독조라떼’로 불릴 만큼 심각했다”면서 “보 수문을 하루빨리 개방하지 않으면 2016년 폭염으로 인한 녹조와 지난 과불화화합물 검출로 촉발된 수돗물 대란 보다 더 심각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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