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부산 북·강서구 갑, 사진)은 지난 21일 개최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금융의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골목상권식 이자놀이에 의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2017 회계연도 결산 등을 위해 개최된 이날 전체회의에서 “다른 산업은 불황을 겪는데 금융산업만 유독 호황”이라며 “경영 혁신이나 새로운 금융상품 출시, 성공적인 투자 때문이 아닌, 예대마진으로 20조 가까이나 이자이익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ROA나 ROE는 작년 상반기보다 떨어진 반면, 이자이익은 늘어나 최대 기록을 냈다는 것은 합법적인 고리대금업이자 약탈적인 수익구조”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집계 이후 사상 최대 액수를 기록한 이자 이익으로 내부 성과급 잔치를 한다는 건 모럴 해저드”라며 “고객의 자산으로 대출 사업을 해 이익을 낸 만큼, 이렇듯 호황을 누릴 때일수록 혁신자본이나 모범자본을 공급할 수 있는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번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금융에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낡은 영업 관행과 같은 기존의 환경들을 어떻게 개선시켜나갈지에 대해 금융위원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은행이 기존에 늘 하던 이자놀이에만 국한되지 말고 좀 더 혁신적인 사업, 다른 사업의 혁신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이자 이익이 은행 수익의 원천 중 하나이기는 하나, 그로 인해 얻는 이익의 대부분이 성과급 잔치 등 은행권 내부에서 향유되는 것에 대한 지적은 귀담아 듣겠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의 사회공헌활동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점, 대출금리와 수신금리가 합리적으로 객관적으로 책정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은행연합회 및 금융감독원과 함께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상반기 국내 시중은행 이자이익은 19조 7,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조 7,000억 원(9.5%) 늘어난 반면, 은행 경쟁력과 연관성이 높은 비(非)이자이익은 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5,000억 원 (33.4%)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한 까닭에 주요 은행 CEO 성과급만 올 상반기 수십억 원에 이르렀으며, 70%에 육박하는 시중은행(우리은행 제외)의 외국인 지분을 감안할 때 약 1조 4,000억 원 가량의 배당금이 외국인주주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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