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경찰서에 따르면 ‘괴담’ 때문에 고생하는 당사자는 강원도 홍천에 사는 한아무개씨(38). 한씨는 지난 14일부터 자신이 로또 1등 당첨자라는 소문이 동네에 나돌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홍천군 내까지 삽시간에 이 소문이 퍼져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홍천읍에서 제과점을 운영해 왔으나 매출이 부진해 최근 가게문을 닫고 다른 장사를 해보려고 했다. 이에 지난 14일 제과점 앞에 “그동안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걸어 두었다는 것.
그런데 이 플래카드가 화근이었다.‘폐업 인사’를 본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한씨가 로또에 당첨돼 제과점을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이사가려고 한다”는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한씨가 홍천 시내를 거닐 때면 양쪽 인도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하던 일을 멈추고 “저 사람이 로또 됐대”, “대박 터졌구만”, “곧 이사간다고 하던데”라며 수군거린다고 경찰은 전했다. 어떤 사람은 식당에서 밥 먹다가 한씨가 지나가면 바로 밖으로 뛰어나와 한씨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기도 한다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한씨의 집도 ‘무사’하지 못한 상태. 집 앞에 낯선 남자들이 나타나 안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하루에도 수십 통씩 전화가 걸려온다고 한다.
“한 사장 로또도 됐는데 좋은 일에 돈 좀 쓰시죠”라는 사회복지단체의 전화, “당신 로또 맞지?”라고 확인하는 정체모를 사람들의 전화, 심지어 “로또 당첨됐다고 우리들까지 모른 척하기냐?”라고 항의하는 친척들의 전화 등 갖가지 전화 세례에 한씨는 그야말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한씨의 제과점 근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한씨가 동네에서 안 보인 지 일주일이 넘었다. 가게도 문을 닫아 현재 한씨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며 “아직도 이 동네 사람들 중에는 한씨가 로또에 당첨됐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기자는 한씨와 통화하기 위해 일주일 넘게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