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내린 폭우로 인해 일광면 앞바다가 흙탕물로 변한 모습.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오는 29일 문을 열 예정인 부산 기장군 소재 스톤게이트 골프장이 지역주민들과 극심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부산 기장군 3개 어촌계(학리, 이천리, 이동리) 어민들이 관내 용천 스톤게이트 골프장을 상대로 생존권을 내건 피해보상을 2년 동안 요구해오고 있지만, 골프장 시행사인 오션디앤씨 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션디앤씨는 최근 물난리 논란을 겪은 주상복합아파트 ‘W’를 시공한 아이에스동서 계열이다.
특히 이 지역 바다를 중심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해녀들은 골프장 공사 도중에 발생한 토사유출로 인해 인근 앞바다가 흙탕물로 변해 물질이 힘들어져 큰 곤란을 겪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결국 어민들은 지난 3월 시행사인 오션디앤씨와 시공사 등을 상대로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양측의 갈등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스톤게이트 골프장이 공사에 들어간 것은 지난 2016년 9월이다. 이에 앞서 기장군은 골프장 시행사 오션디앤씨가 제출한 건축허가를 불허했다.
해당 공사로 인해 인근 어촌계 및 어민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자연환경이 훼손될 것으로 보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축허가를 반려했다.
그러자 오션디앤씨는 기장군청을 상대로 건축허가불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시행사 측이 승소하면서 2016년 8월 9일경 건축허가를 득했다. 시행사는 다음 달인 9월 곧바로 토목공사에 들어갔다.
공사가 진행되자 문제가 생겼다. 2016년 12월 22일 내린 폭우로 인해 공사 현장에서 다량의 토사가 일광천과 앞바다로 유입되면서 어업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자 오션디앤씨 이상득 대표이사가 어업피해대책위원회 기장수협 박주안 조합장과 만나 ‘골프장 조성에 따른 어업피해조사를 위한 용역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의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오션디앤씨는 이후 이를 지키지 않았다. 기장수협 및 어업피해보상대책위원회의 정관에 의하더라도 해당 공사와 관련한 협의 대상 기관이 기장수협임이 명백한데도 어업피해조사 용역을 실시하지 않은 것이다.
시행사 측은 소송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보낸 답변서를 통해 “일광면 수협 3층 강당에서 고성과 항의로 피해보상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기장수협과 어업피해를 조사하기로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습폭우 당일 공사현장에서 유출된 토사가 어떠한 유해한 원인 물질을 배출했고 그것으로 인해 원고들 양식장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설사 어떤 손해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그 유해의 정도가 사회생활상 수인한도를 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각 기각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나타냈다.
그런 가운데 지난 3일 폭우가 내렸다. 어민들은 골프장 등에서 내려온 흙탕물로 인해 전복, 어류 등 폐사로 인해 막대한 생업에 지장이 초래됐다고 울분을 토해했다.
일광지역 해녀 A씨는 “비가 오면 일광신도시택지조성과 앞선 골프장들로 인해 피해를 봤다. 이번에는 스톤게이트 골프장로 인해 비가 오면 바다가 황토 물로 변해버려 수산물 채취가 불가능해졌다. 특히 황토가 전복 눈에 들어가면 전복이 집단 폐사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집회를 통해 항의도 해보고 기장군에 공사중단 민원을 제기했지만, 해결에 실마리를 풀 답변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오션디앤씨의 모체인 아이에스동서는 1975년 9월 현대건설 토목사업부로부터 분리 독립된 벽제콘크리트를 근간으로 한다.
1976년 4월 동서산업으로 상호를 변경한 이후, 2008년 부산경남지역의 대표적인 건설업체인 일신건설산업을 흡수 합병할 즈음에 아이에스동서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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