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60 D4. 사진=볼보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일요신문] 큰 마음먹고 구매한 외제차에 이상이 생겼다.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를 찾았고 ‘이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로도 차량 이상은 계속됐고 반복적으로 센터를 찾았다. 반복되는 문제에 지쳐 차량을 타고 싶은 마음도 없다. 하지만 환불이나 피해보상 등 그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초 볼보 XC60 D4를 구매한 최 아무개 씨가 차량 이상을 최초로 느낀 것은 구매 1년(당시 주행거리 1만km 내외)이 지나지 않은 2018년 5월이다. 정기점검을 받고 나오다 이전에는 없었던 변속충격이 발생했다. 출발 이후 속도를 올리는 과정, 약 20km/h 구간에서 ‘쿵’하는 충격이 발생했다.
이전엔 없던 증상이었기에 곧장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시스템 업데이트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1주 정도 운행하면 사라질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였다.
하지만 1개월이 지나도록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6월과 7월 재입고와 수리가 계속됐다. 구매 1년이 되지 않는 기간에 같은 증상으로 3회 수리를 받았다.
그럼에도 같은 증상이 반복됐다. 7월과 8월 2회씩 입고가 진행됐다. 9월에 이어 10월까지 점검과 수리가 반복되자 결국 변속기를 교체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12월에도 서비스센터를 찾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최근(12월 27일)까지도 ‘변속충격’ 증상은 계속됐다.
결국 최 씨는 센터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는 환불 요구를 결정했다. 그는 “‘볼보 하면 안전’이라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그래서 처음 이 차를 선택했다”면서 “차량에 문제가 있고 몇번이나 입고를 했는데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최 씨가 차량을 구매할 때는 아내 사이에서 아이가 생긴 시점이었다.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차를 인도 받고 그간의 문제를 겪어오며 아들은 생후 15개월이 됐다. 그는 어린 아들과 아내 등 가족을 차에 태우기 불안한 마음을 호소하기도 했다.
차주 최 아무개 씨가 한국소비자원에 제출한 피해구제 신청서 사본.
재차 접촉한 딜러사는 환불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보상에 관한 규정이 없다’며 환불을 거부하면서 ‘차량에 하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최 씨는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해놓은 상황이다. 그는 “최근 유명 가수가 외제차 관련 문제로 이슈가 됐던 뉴스를 봤다”며 “그 사람은 유명인이고 시간적으로나 여러 방면으로 여유가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나는 평범한 직장인인데 그저 조용히 일이 잘 처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최 씨의 환불 요구를 법적인 측면에선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새차에서 반복적 고장이 발생하면 차를 교환·환불 받을 수 있는 법안이 존재한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이 지난 2017년 10월 24일 공포된 바 있다.
개정안은 ‘자동차를 구매한 뒤 1년 동안 동일한 증상으로 중대 하자가 3회 이상 발생하면 자동차 회사에 새차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최 씨가 이 법안을 적용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월부터 법안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전부터도 자동차 교환·환불에 대한 관련 법이 존재했다. 하지만 2년전 약 250여 건의 교환·환불 신청이 있었는데 성사된 것은 3~4건 뿐이다. 관련 법안이 소비자 중심적이지 못해서 그렇다. 차량 결함을 소비자가 입증해야 하는 부분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부터 레몬법이 시행되지만 앞으로도 교환·환불이 어려운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관련 법령 개정이 함께 이뤄질 예정이라 살아날 여지는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볼보 코리아 측은 “지난 12월 4일 서비스 불만 사항이 접수됐다”면서 “환불과 관련해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서비스센터 쪽에서 명확한 결과가 나와야 그 때 판단 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볼보 딜러사 천하자동차 고객센터의 통화연결음 안내 음성은 “고객님의 안전, 그 이상을 생각한다”는 문구를 외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