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김경배씨가 제주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원희룡 지사와 면담하고 있다.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제주도청 앞에 설치된 천막에서 36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가 23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김경배씨는 서한에서 “부지선정과정의 부실의혹 등을 밝혀내기 위한 검토위원회에서 점수조작 등 여러 가지 부실이 드러났다”며 “국토부는 이렇다 할 해명도 없이 ‘결론과 권고사항 의결 후 제2공항진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절차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검토위원회를 종료시키고 제2공항 확정절차인 기본계획용역에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사님과의 합의에 따라 진행된 사전타당성용역 검증 검토위윈회 활동은 ‘용역검증결과가 기본계획수립 진행여부를 결정짓는다’는 합의 문항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지사님은 당연히 국토부에 공정히 결론을 내려달라 요청해야함에도 이를 방조했다”고 강조했다.
김경배씨는 “이 같은 국토부의 막무가내 국민기본권 유린행위와 도민을 지켜야 되는 역할을 다 하지 않는 지사님의 행보에 항의하기 위해 저는 목숨을 걸고 몸을 녹여내는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관광객을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려야 된다며 시작된 제2공항건설사업, 과연 얼마나 많은 도민이 원하는 지를 지금 반드시 도민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토위 기간 중 밝혀진 부실 조작 부분과 국토부가 공개를 거부한 자료까지 모두 공개하게 하고 그를 토대로 도민에게 충분히 공정하게 알리는 과정을 거쳐, 제주의 미래를 도민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도민 투표 등 도민의견 수렴과정을 이행해 제2공항건설 진행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배씨는 “제주의 미래는 국토부는 물론이고 도지사라 해도 맘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도민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도민이 원희룡 지사님을 진정으로 제주를 사랑한 도지사로 부를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제주의 사람도 자연도 지켜야 되는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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