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바둑대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갑조리그.
[일요신문] 중국바둑협회가 2019년 갑조리그 개혁안을 발표했다. 지난 리그까지는 정규시즌에서 26라운드(더블리그)를 치러 승점합계로 순위를 가리던 방식이었다. 이번 리그부터 적용하는 개혁안에선 정규시즌 15라운드(싱글리그)에 포스트시즌(플레이오프)을 거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정규시즌을 치른 후 상위 8개 팀은 우승팀을 가리기 위해 플레이오프를 벌이고, 하위 8개 팀도 을조 강등(2팀)을 피하기 위한 전쟁을 치른다. 또 한국 용병 선수들의 출전 경기 수 제한도 없앴다.
이런 변화는 올해 갑조리그 참가팀이 14개 팀에서 16개 팀으로 늘어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바둑팬들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다. 한국선수들을 위한 변화인가?”나 “대국 수와 강팀들 대결도 줄었다”라는 비판과 “신선하다. 광대한 지역을 돌며 26경기나 치르는 건 선수들에게 너무 피곤했다” 또는 “플레이오프에서 뜨거운 경쟁을 볼 수 있겠다” 등 지지의견이 기사 댓글에서 대립한다. 일각에선 한국과 통합 슈퍼리그를 만들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의혹까지 등장했다.
작년 한국리그는 총 8개 팀이 출전해 더블리그로 총 14라운드를 벌여 정규시즌 순위를 정하고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이번에 중국도 큰 틀에선 한국과 유사한 방식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물론 세부 경기방식은 다르다. 중국은 구단제를 기반으로 한 지역연고팀이기에 팀 색깔이 거의 일정하다. 또 세계대회 결승에나 볼 수 있는 선수들 경기가 주장전을 통해 펼쳐진다. 그에 비해 한국은 매년 드래프트로 팀이 바뀌기에 선수들조차 소속팀이 헷갈릴 지경이다. 또 팬들이 원하는 빅매치보다 1지명과 5지명 대결에 감독들이 기뻐하는 실정이다. 대대적인 개혁은 한국리그에서 더 절실해 보인다.
박주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