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양능용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제주=일요신문] 현성식 기자 = “지금이라도 멀쩡한 손과 다리로 살아갈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8살 때 얘기를 하면 눈물이 나온다. 이제는 집에서 그림 그릴 때가 제일 좋다” (강순덕씨의 ‘나의 왼손’ 중)
70여년, 어떻게 보면 이제는 자신의 고통을 담담하게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세월이다. 단순히 글 몇 줄로 제주4‧3을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아픔, 그러면서도 꿋꿋이 삶을 이어온 생존희생자 열여덟분 개개인의 삶을 풀어낸 예술작품들이 관람객들의 감성을 노크한다.
By 양성보 [제주4.3평화재단 제공]
By 고영순 [제주4.3평화재단 제공]
제주4‧3평화재단과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는 16일부터 4월14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4‧3생존희생자 그림기록전 ‘어쩌면 잊혀졌을 풍경’을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주관으로 진행한 생존희생자그림채록 사업의 결과물이다.
4‧3 당시 개인의 아픈 기억을 일반인과 함께 공감하고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그림채록 작가로 고경화, 고혁진, 김영화, 박소연, 박진희, 신현아, 오현림, 양동규, 홍보람 등 9명이, 생존희생자로 오인권, 홍기성, 고영순, 양창옥, 윤옥화, 강순덕, 김행양, 김기윤, 오태순, 부순여, 송갑수, 양성보, 양능용, 강종화, 안흥조, 박춘실, 장영윤, 김영자씨 등 18명이 참여했다.
전시장에서는 생존희생자 18명의 원화 그림, 자화상 사진, 인터뷰 영상, 아카이브 등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데 생존희생자들이 참여하는 행사로는 처음으로 진행된다.
특히 치유 과정으로 어르신들이 4‧3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직접 그린 그림들을 통해 이제껏 알지 못했던 제주4‧3의 이야기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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