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주 박사는 1964년 경상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캐나다 농무성(ADRI)에서 27년간 수의과학자로 근무하며 가축질병의 진단법 및 예방 기술 개발에 헌신했다.
은퇴 후에는 캐나다 한인동포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도 기여했다. 캐나다 의회 상원은 조현주 박사의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캐나다 건국 150주년 상원 메달 훈장을 수여했다.
조현주 박사는 1939년 경남 진주시에서 출생해 진주중학교와 진주고등학교를 졸업(1958년)하고, 진주농과대학(현 경상대학교) 수의학과에 전체 수석으로 합격하며 대학 4년간 학비를 장학금으로 수혜 받은 우등생이었다.
1964년 수의학과 졸업 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1966년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석사과정 중 국가공무원으로 채용돼 농림부 가축위생연구소(현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수의연구사로 근무했다.
농림부 근무 중 뉴질랜드 국립수의연구소로 파견돼 ‘브루셀라 양성 혈청에서 보체에 의한 항원과잉현상(Complement-dependent prozone formation)’을 밝혀내는 연구 성과를 얻어 1970년 8월 온타리오 수의대(OVC; Ontario Veterinary College, University of Guelph)에 유학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뉴질랜드 수의연구소에서 만난 캐나다 OVC출신의 크리스티안 라이스(Christian Rice) 박사를 알게 되어 많은 학문적인 토론을 나눈 것이 OVC 유학과 이민자로 캐나다에서 새로운 연구 인생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조현주 박사의 유학생활은 1970년 8월 OVC 인그램(Ingram) 교수의 박사과정 학생으로 시작했다. 조 박사는 알류션 밍크병(Aleutian mink disease)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당시 알류션 밍크병은 병원체도 밝혀지지 않아 정확한 진단법도 없었고 발병 기전도 알려진 것이 없었다.
조 박사는 연구 프로젝트 시작 1년 만에 본 질병의 면역학적 진단법을 개발하였고, 연구 수행 2년 만에 병원체인 알류션 밍크병을 발견하고 ‘항원+항체 복합체’(Aleutian disease virus+antibody complex)를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하여 ‘네이처(Nature New Biology, 1973, v243, pp.174-176.에 발표했다.
조현주 박사의 눈부신 연구성과로 2년 8개월 만에 박사학위를 마치고, 당시 OVC 창설 125년 만에 처음으로 ‘저명한(Distinguished)’ 학위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박사학위를 마친 후 캐나다 앨버타주 레스브리지에 있는 캐나다 농무성 소속 동물질병연구소(ADRI; Animal Diseases Research Institute)에서 1973년부터 2000년 정년 때까지 수의과학자로서 수많은 연구를 수행했다.
특히 그 가운데 가장 심혈을 기울인 연구는 면양에서 ‘스크래피(Scrapie)’라고 불리는 ‘프리온(prion)’ 질병의 감염성 원인체를 조사한 것이다.
면양의 스크래피 발병에서 프리온 단백질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발견했으나, 당시 조 박사는 핵산 성분의 유전물질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프리온 질병에서도 25~35 뉴클레오타이드 크기의 RNA 유전물질의 존재 가능성을 학계에 주장했다.
조현주 박사는 은퇴 후 캐나다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한국정부, 캐나다 연방정부 및 앨버타 주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캘거리 한인회관을 건축하는 등 캐나다 한인시니어 복지향상에 기여한 공헌을 인정받아 이번에 캐나다 의회 상원에서 수여하는 ‘캐나다 건국 150주년 상원 메달 훈장’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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