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에 대해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14일 원 지사가 선고 직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21일 원 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검찰 내부 항소 기준과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해 항소 부제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21일 원 지사가 두 차례에 걸쳐 도지사 선거에 임하는 등 여러 번 선거를 치러 선거법을 잘 알면서도 이를 어겼다며 벌금 150만 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지난 1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적이 없고 피고인의 법 위반 정도가 선거의 공정을 훼손해 당선을 무효로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제주지검은 21일 원 지사 사건과 관련해 “검찰 구형량의 2분의 1 이상 형을 선고할 경우 항소하지 않는다는 검찰 내부 규칙에 따라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권영진 대구시장의 사례처럼 항소를 제기해도 선고 변경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 시장에 대해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9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의 항소는 기각됐다.
선출직 공무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원 지사는 벌금 80만원 형이 확정돼 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원 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항소 불제기 방침을 보고 항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현안이 산적한 도정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어 “선거 과정, 고발과 재판까지 오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염려가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도정에 전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민생과 경제가 어려워지는 이 시점에서 도지사로서의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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