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진=박정훈 기자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부장판사 오권철)는 피해자 여중생 A 양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1억 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건이 발생한 당시 경찰의 초등 대응이 부실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초반에 유족들의 주장을 들어 이영학의 딸을 조사했다면 손 쉽게 피해 여중생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또 여청수사팀 등이 신고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형식적인 업무보고 및 인수인계를 한 행위는 관련 규정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국가의 책임을 전체 손해의 30%로 한정했다. 경찰이 직접 이영학의 범행에 가담했다거나 범죄를 용이하게 한 경우가 아니며 의무에 반해 범죄를 막지 못한 책임에 한한 손해 비율을 계산했다는 것이다.
이영학은 2017년 9월 30일 서울 중랑구 자신의 집에서 딸의 친구 A 양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성추행하고 살해했다. 시신은 강원 영월의 한 야산에 유기했다.
이영학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무기징혁을 확정받았으며 그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그의 딸은 장기 6년·단기 4년형을 확정받았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