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스페셜’ 캡쳐
17일 방송되는 ‘MBC 스페셜’ 812회는 ‘내가 죽는 날에는’ 편으로 꾸며진다.
1987년생 송영균 씨는 스물여덟이 되던 해에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해 공익인권변호사를 꿈꾸며 로스쿨에 입학한 지 3개월이 채 안된 때였다.
항문을 없애고 간과 폐까지 퍼져버린 암들을 잘라냈다. 5번의 대수술과 20번이 넘는 항암치료도 받았다.
그리고 ‘더 이상의 치료법이 남아있지 않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원망스러운 현실에도 삶은 계속 이어졌다. 이제는 확신할 수 없는 남은 생을 버텨내면서 임박한 죽음을 준비해야 했다.
이에 제작진은 한 젊은 청년의 말기 암 투병기를 통해 삶과 함께하는 죽음에 관해 담았다.
확신할 수 없는 남은 생에 영균 씨는 “죽을 때까지 뭘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영균 씨는 매주 두 번의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모임의 이름은 ‘철학, 죽을 때까지 읽기’였다. 골반에 전이된 암 때문에 외출이 힘들어져도 집에서 모임을 이어갔다.
몸이 그 지경인데 왜 이렇게까지 하냐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과 물음이 쏟아졌다.
영균 씨가 삶의 끝자락에서도 독서모임을 포기할 수 없었던 절실한 이유가 공개된다.
투병을 시작하고 존엄한 죽음에 대해 항상 생각해왔던 송영균.
지난 해 12월 영균 씨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했다.
2018년 12월 송영균 인터뷰 중에서 그는 “연명치료에 대한 의사를 미리 표시하는 거죠. 전부 다 받지 않겠다고 했어요”라고 말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한 이후 영균 씨는 조금 특별한 연말파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멋지게 차려입고 큰 힘이 되어 줬던 친구들에게 직접 만든 음식을 꼭 대접하고 싶다던 영균 씨.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파티를 위해 친구들에게 줄 선물도 준비했다.
이처럼 말기 암 환자 송영균의 가장 따뜻했던 겨울 이야기를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