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흥은행 본점 | ||
이날 모임은 라 회장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에는 김종혁 이정명 유완영 이진순 장창성 김우진 데이비드 벨링 등 7명의 조흥은행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했다. 이날 모임은 다음주 조흥은행이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를 구성하는 등 행장 선임을 위한 공식절차에 들어가기 직전 이뤄진 양측간 모임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모임에 참석했던 조흥은행 한 사외이사는 “이날 라 회장은 단순한 친목 차원으로 앞으로 잘 해보자는 얘기를 했다”며 “행추위 등에 대해선 이번 만남에서 주요 화제가 되진 않았지만 일부 논의는 있었다”고 말했다. 신한지주측이 조흥은행의 자회사 편입을 앞두고 홍석주 전 조흥은행장 이후 차기 행장을 누구로 할 것인가에 대해 본격적으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것이다.
조흥은행 신임 행장을 선임하는 작업은 오는 30일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흥은행은 인수자인 신한지주와 협의를 거쳐 3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주총소집 결의와 함께 행장선임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행장 선임 작업을 주관할 행장추천위원회 구성과 후보 추천방식, 일정 등을 중점 논의하게 된다. 신한지주와 조흥은행은 행장후보 선정 원칙과 관련, 조흥은행 출신으로 조흥은행 직원들의 정서를 이해하면서도 신한지주와 ‘코드’를 맞출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조흥은행의 신임 행장 후보로는 이강륭 전 부행장(현 조흥투신운용 고문), 최동수 전 부행장, 지동현 부행장, 이완 전 부행장, 송승효 전 상무, 변병주 전 상무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강륭 전 부행장은 지난해 3월 위성복 전 은행장이 물러나면서 은행장 자리를 놓고 홍석주 전 행장과 같이 물망에 오르내리다 고배를 마시고 부행장직을 마지막으로 은행을 떠났다. 금융권에서는 이 전 부행장이 전통적인 조흥은행 출신으로 조직 장악력이 있으면서, 은행장 직무대행 경험도 있어 차기 행장으로 유력시하고 있다.
▲ 왼쪽부터 이강륭 전 부행장, 최동수 전 부행장, 지동현 부행장 | ||
한 가지 재미난 것은 조흥은행은 홍석주 전 행장 시절에도 이전 행장인 위성복 이사회 회장의 입김이 강했다는 점이다. 위 회장이 행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실권이 없는 이사회 회장직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행장 재직 시절 자신의 인맥을 강하게 구축해 놓았기 때문.
금융계에서는 신한지주측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위성복 회장의 라인을 이번 인사에서 배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대표적 인물들이 지동현 부행장과 이완 전 부행장이다.
지동현 부행장은 비교적 젊은 임원 축에 속한다. 지난 99년 조흥은행 사외이사로 인연을 쌓았으며, 2001년 조흥은행 상무(자금본부장)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는 자금·국제본부 겸 카드사업본부장 역할을 담당하는 부행장으로 재직중이다.
이완 전 부행장은 본점보다는 지점영업을 주로 하다 98년 수신영업부장으로 본점에 들어와 이사로 승진, 99년 부행장을 역임했다. 이와 함께 송승효 전 상무는 41년생으로 최고참급에 속한다. 96년 상무이사를 마지막으로 IMF 외환위기 시절인 지난 98년 은행을 떠났다.
변병주 전 상무도 42년 서울 출생으로 고참급에 속한다. 송승효 전 상무와 마찬가지로 IMF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지난 98년 11월 퇴임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송승효·변병주 전 상무의 차기 행장 가능성에 대해 많은 점수를 주지 않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 중에 선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면서도 새로 출범하는 만큼 전혀 예상 밖의 외부 인사가 전격 영입될지도 모른다는 예상도 오가고 있다.
양효석 이데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