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사람이 좋다’ 캡처
2006년 일반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토크 경연 대회에서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며 대한민국 방송계에 처음으로 얼굴을 알린 허경환.
당시 프로그램을 진행한 선배 개그맨 신동엽의 눈에 띄었고 그의 권유로 이듬해 KBS 22기 공채 개그맨 시험을 보게 됐다고 한다.
신동엽은 “제가 허경환 씨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놀랐어요.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나 선천적인 재능이 대단하고, 말맛이 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꼭 개그맨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 ‘너는 잘될 거 같다’라고 했죠”라고 말했다.
어렵기로 유명한 개그맨 공채 시험을 한 번에 통과한 것으로도 모자라 잘생긴 개그맨, 몸짱 개그맨으로 여심을 사로잡고 수많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특급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개그 프로그램 외에도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한 그는 2009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 부문 남자우수상과 2016년 MBC 방송 연예 대상 버라이어티 남자우수상을 거머쥐며 인기를 입증했다.
데뷔한 지 어느덧 14년이 되었지만 개그계 공무원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허경환은 주짓수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는가 하면 라디오 DJ, 인터넷 1인 방송, 개가수(개그맨+가수)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 중이다.
연예인이 아니면 무얼 했을까 싶을 정도로 끼 많은 허경환이지만 의외로 초중학교 시절엔 연예계와 거리가 먼 평범한 아이였다고 한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학교 축제에서 사회를 보게 됐는데 처음으로 받아 본 사람들의 환호가 잊히지 않아 그때부터 연예인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대학 시절부터는 본격적으로 꿈을 좇으며 이벤트 MC로 활약하기 시작, 차근차근 연예계 데뷔를 준비해왔다.
그때의 경험 덕분인지 시청자들과 소통하는데 능숙한 허경환은 최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에 출연해 재미와 소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본인의 재능을 마음껏 뽐내고 왔다고 한다.
개그계 공무원답게 예능프로그램, 라디오 등 방송 녹화만으로도 하루가 모자란다지만 자취 17년 차 노총각의 휴일은 방송 스케줄만큼이나 바쁘다고 한다.
아침부터 빨래에, 청소에 부지런히 집안을 돌아다니며 베테랑 살림꾼의 모습을 보이더니 프라이팬째로 반려 식물들에 물을 주는 엉뚱한 모습도 보이는 허경환.
바짝 말라버린 벤자민과 한 번도 꽃을 피운 적이 없다는 행운목에 정성껏 물을 준 후에야 본인의 식사 준비를 시작한 그는 칼솜씨를 뽐내며 요섹남의 이미지는 보이는가 했지만 달걀프라이를 못 뒤집는 허당기를 보였다고.
반전 매력을 뽐내며 찾아온 그의 일상을 지금 함께한다.
한편 올해 40세가 된 허경환에게 마흔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22기 개그맨 중 81년생 동갑내기 친구 김원효, 김지호, 박성광, 박영진 그리고 허경환까지 다섯 명이 모여 결성한 중고신인 그룹 ‘마흔파이브’가 2020년을 맞아 정말 마흔이 됐기 때문이라고.
2009년 디지털 싱글 ‘있는데’로 한 차례 개가수 데뷔를 한 적이 있는 허경환이지만 이번 마흔파이브의 ‘스물마흔살’ 활동은 더 애착이 간다고 한다.
홍진영이 작곡한 ‘따르릉’과 ‘복을 발로 차버렸어’를 허경환이 거절하며 두 곡이 각각 김영철과 강호동에게 가게 됐는데 이들 모두 대박을 터트렸기 때문이라고.
이에 세 번째로 홍진영이 제안한 곡이 바로 마흔파이브의 ‘스물마흔살’이라는 것.
스케줄 맞추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라는 다섯 사람이 안무 연습부터 작사까지 직접 하며 마흔파이브 활동에 힘 쏟고 있다.
불혹 아니고 두 번째 스무 살을 맞은 마흔파이브. 합쳐서 200살이 된 미운 마흔 살 다섯 남자의 티격태격 절친 케미와 하루에 한 번만 가능한 라이브 실력을 확인해 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