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생로병사의 비밀
오이를 먹지 않는 사람은 단지 편식이 심한 사람인 줄 알았고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은 단지 쓴 맛을 싫어하는 사람인 줄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원인은 우리가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유전자 때문이다.
사람에게 존재하는 유전자의 개수는 무려 2만~2만 5000개다. 이 수 만개의 유전자가 각자 가지고 있는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인류는 1865년 유전의 법칙을 최초로 발견한 멘델의 노력을 시작으로 현재도 여러 곳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 유전자를 통한 질병 예측이 가능해졌으며 과거 난치병이라고 알려진 병들까지 치료가 가능해 졌다고 한다.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털이 자라기 시작해 태어나자마자 늑대소녀라는 별명이 지어진 태국 소녀 수파트라 싸수판(20). 다모증의 일종인 ‘암브라스 증후군’이라는 선천성 희귀 유전병이다. 얼굴부터 온몸으로 비정상적으로 털이 많이 나는 게 특징이다.
이로 인해 어디를 가든 느끼는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과 학창시절 힘들었던 친구들의 놀림까지.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녀의 행복한 일상이 공개된다.
흔히 말하는 ‘주당’들은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거나 신체적으로 변화가 없다. 반면에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은 한 잔만 마셔도 홍조, 어지럼증, 구토 등 신체적으로 큰 불편함을 겪는다.
술을 한 잔만 마셔도 빨개지는 사람부터 세 병 이상을 거뜬하게 마시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유전자의 비밀을 실험을 통해 알아보았다.
그 결과 술을 못 마시는 경우 알코올 분해 유전자(ADH)와 아세트 알데히드 분해 효소 유전자(ALDH2) 변이가 있었고 반면에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의 경우 변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간암, 췌장암 등의 질병 발병률까지 예측 가능했다.
유전성 신경근 질환으로 알려진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박지안(3). 보통 아이 같은 경우면 걸어 다닐 때지만 지안이는 보조 의자 없이 잠시도 앉아 있지 못 한다.
만약 병을 치료받지 못할 경우엔 2세 이내에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그러나 기적 같은 소식이 찾아왔다. 지안이가 국내 최초로 유전자 대체 치료를 받게 되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유전자 대체 치료란 쉽게 말해 병든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꿔주는 것을 의미한다. 지안이가 치료제를 맞은 지 6개월 지난 후 이전에 못 했던 혼자 앉아 있기, 뒤집기, 구르기 등을 하며 큰 변화를 보였다.
그러나 엄마가 가장 바라는 것은 지안이가 걷게 되는 것이다. 과연 국내 최초로 이루어진 유전자 대체 치료는 지안이에게 걷게 되는 기적까지 선물할지 알아본다.
살아있는 한국 농구계의 전설 한기범(55)은 ‘마르판 증후군’이라는 유전병을 갖고 있다. 이 병은 마르고 키가 매우 크면서 몸에 비해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긴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흔히 농구선수나 배구선수에게 많다고 알려져 있다. 또 심혈관계 이상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언제든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병이다. 실제로 한기범의 아버지와 남동생이 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기범(55) 역시 언제든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적 수술을 강행했고 수술 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건강을 유지하며 농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예방적 방법이 그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공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