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활약
시작은 배우 한진희와 임성민 아나운서가 열었다. 이후 이상벽 이금희 손범수 김미화 임성훈 전인석 윤수영 노현정 등 내로라하는 아나운서와 전문 방송인들이 를 거쳤다.
최장수 MC는 이상벽-이금희 콤비였다. 특유의 호흡을 발휘한 두 사람은 인연을 찾아가는 의 극적인 효과를 배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눈물의 여왕’이라 불린 이금희는 출연자들의 사연에 함께 울고 웃으며 장기간 안방마님 자리를 지켰다.
웃지 못 할 순간도 있었다. 1999년 방송된 배우 전혜진편. 프랑스에서 귀국한 전혜진의 첫사랑은 스튜디오로 들어서자마자 이금희를 얼싸 안았다. 당황하는 이금희를 바라보던 그의 한 마디는 “많이 변했다”였다. 전혜진과 이금희를 혼동한 것. 의 문은 김재원 백승주 아나운서가 닫는다. 백승주 아나운서는 “16년의 역사를 우리가 닫아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소감을 전한다.
#첫사랑 스토리
무드셀라 증후군. 추억은 항상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좋은 기억만 남겨두려고 하는 경향을 뜻한다. 모든 이들의 기억 속에 첫사랑은 아름다운 법. 를 찾은 수많은 스타들은 첫사랑과 재회하는 기쁨을 누렸다. 배우 전도연과 김지수 신동엽 등은 초등학교 첫사랑과 감격적인 만남을 가졌다. 서민정은 첫사랑 과외선생님과 재회했지만 “여자 친구가 있다”는 한마디에 눈시울을 붉혔다.
개그맨 김한석은 서 만난 첫사랑과 결혼에 골인했다. 2006년 출연한 김한석은 중학교 동창 박선영 씨와 재회했다. 이후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2008년 2월 화촉을 밝혔다.
#거쳐간 스타
<TV는 사랑을 싣고>는 당대 유명한 스타들이라면 반드시 거쳐 가는 관문이었다. 현재 톱스타 자리에 있는 김혜수(1998) 김남주(1999) 최지우(1997) 김희선(1996) 조성모(2000) 에릭(2000) 등이 출연해 잃어버렸던 인연을 되찾았다. KBS의 관계자는 “는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에도 절정의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들이 대거 참여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말한다.
▲ 김한석 부부. |
#당혹스런 NG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가 유일하게 사람을 잘못 찾은 경우가 있다. 1997년 6월 농구선수 강동희편에서는 엉뚱한 사람이 스튜디오에 나와 강동희와 MC 등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동희가 지인의 이름을 잘못 알려준 것이 화근이었다. 강동희는 “아닌데...”라는 짧은 말과 함께 얼굴을 붉혀야 했다.
개그맨 이윤석도 기가 막힌 상황과 맞닥뜨렸다. 가 이윤석의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예식장. 이윤석의 첫사랑은 그 날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부였다. 이윤석의 첫사랑이 스튜디오에 출연하지 못한 것은 당연지사. 결국 이윤석은 화면으로 신부 대기실에서 곱게 단장하고 앉아있는 첫사랑과 마주해야 했다.
#때 늦은 해후
시간의 흐름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같은 기간 동안 누군가는 성장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죽어간다. 장성해서 유명인이 된 이들이 과거 은혜를 입었던 인연을 찾았다. 하지만 이미 고인이 된 경우도 있었다.
1995년 출연한 배우 최수종편이 대표적이다. 최수종은 어려운 어린 시절에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준 은사를 찾았다. 하지만 이미 은사가 작고했다는 소식을 접한 최수종은 “친구들이 선생님을 본다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오지 말라고 그러지 그랬냐. 괴롭게…”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최수종은 이후 직접 은사의 산소를 찾아가 늦은 인사를 올렸다.
최수종 외에도 배우 선우재덕과 이경진이 각각 군복무 시절 상사와 은사를 찾았지만, 두 사람 모두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폐지 까닭
23일 방송된 의 전국 시청률은 10.4%. 교양프로그램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16년간 방송되며 차곡차곡 쌓인 고정 시청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가 폐지를 맞은 결정적 원인은 ‘소재 고갈’이다. 이 프로그램은 섭외가 절반이다. 출연자의 인지도에 따라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와 질이 결정된다. KBS의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명 여배우들을 비롯해 트렌디한 인물이 많이 출연했다. 하지만 이제 스타는 고사하고 섭외조차 쉽지 않다. 예전처럼 극적인 사연을 가진 출연자도 많지 않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회가 변했다. 휴대폰으로 인스턴트식 사랑을 하는 세대에게 예전과 같은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16년의 세월은 가 설 자리를 좁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