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힐스테이트 단지 배치도. 사진 왼쪽 아래 붉은색 선 안쪽 부지에 유림레지던스 2개동이 들어선다.
[부산=일요신문] 최근 부산 서구청(구청장 공한수)이 암남동에 건축 중인 송도힐스테이트 바로 옆 부지에다 ‘송도 유림 스카이오션 더퍼스트 레지던스’(유림레지던스)에 대한 건축허가를 내주면서 거센 잡음이 일고 있다.
서구청은 허가와 관련한 절차에 아무런 문제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송도힐스테이트 입주 예정자들은 자신들이 제기한 민원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없이 졸속으로 허가가 이뤄졌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송도힐스테이트 입주 예정자들이 유림레지던스 건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안전’과 ‘교통’ 두 가지로 요약된다.
#“대형 헬기 사고 위험 매우 높아”
유림레지던스 헬기이동경로 예상도.
송도힐스테이트 입주자대표위원회(입대위) 등에 따르면 부산시 암남동 123-27번지 일대에 들어설 예정인 유림레지던스는 부지가 상업지구라는 이유로 송도힐스테이트와의 간격이 대지 경계선으로부터 불과 80cm 가량 떨어진 곳에다 건물이 들어서도록 설계됐다.
고층 건축물이 지나칠 정도로 가깝게 들어서게 되면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점도 예상되지만, 그에 앞서 기존 송도힐스테이트 A동과 유림레지던스 A동 헬기장 간의 좁은 이격 거리로 인해 대형 항공사고 발생의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송도힐스테이트 입대위 핵심 관계자 A 씨는 “유림레지던스 헬기장의 높이가 136m이고, 힐스테이스 38층의 높이가 134m다. 유림레지던스 헬기장과 힐스테이트 간의 거리는 약 12m에 불과하다. 헬기가 유림레지던스 A동에 이착륙 시에 남항의 강한 회오리성 해풍으로 인한 사고발생의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송도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들은 이 같은 안전상의 우려를 고려해 신축 예정인 유림레지던스 헬기착륙장과 힐스테이트 간의 전체 이격 거리를 약 30미터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반 헬기의 전장 20미터에 프로펠러 회전 반경을 고려해 약 30미터로 이격해 건축한다면, 사고가 발생할 경우 헬기가 낙하하는 도중에 양측 건물에는 피해를 주지 않고서 여유 공간으로 추락이 가능해진다는 논리에서다.
#“교통대란 불 보듯...레지던스 입구 다시 조정해야”
송도힐스테이트, 유림레지던스, 송도케이블카 주차장 입출입구 개요도.
송도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들은 더욱 심각한 문제점으로 교통대란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헬기사고는 ‘만약’이라는 전제라도 붙지만, 교통대란은 필연적으로 수반된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송도힐스테이트 입구 길 건너편에는 송도케이블카 주차장이 자리하고 있다. 송도케이블카 일대는 평일·주말 구분 없이 밀려드는 관광객의 차량들과 불법주차로 인해 지금도 매우 복잡하다.
그런 가운데 송도힐스테이트와 유림레지던스이 완공되는 2022년 5월 이후가 되면, 송도케이블카 공용주차장 입출입구와 힐스테이트 2곳의 입출입구 및 유림레지던스 입출입구가 동일 도로선상에 삼각형태로 배치되면서 교통량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송도힐스테이트 관계자 A 씨는 “통행량이 지금보다 더욱 혼잡해지면서 교통지옥이 될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1368세대에 이르는 힐스테이트, 400세대의 유림레진던스, 송도케이블카 공용주차장의 입출입구 세 곳이 한 라인에 밀집되는 구조로는 교통지옥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도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들은 이 같은 교통지옥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유림레지던스 입출입로를 현재의 설계와 반대방향인 영도 쪽으로 변경해 교통량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8월 24일 서구청을 찾아 유림레지던스 관련 민원을 제기하며 문제점에 대한 해결을 요청했다. 하지만 서구청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나흘 뒤인 8월 28일 유림레지던스 건축허가를 전격 승인했다.
서구청 황경호 건축과장은 “송도힐스테이트 입주예정자들이 지적한 사항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 유림레지던스 건축허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