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용구 부산시의원(오른쪽 아래)이 현대산업개발 서면아이파크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일요신문] 부산시의 한 아파트 현장이 심한 악취가 나는 자재를 사용하다 주민 반발로 공사를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전포동 서면 아이파크 1단지(전포2-1구역 재개발) 현장이 심한 악취 때문에 도심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녹생토를 자재로 쓰다가 공사장 인근 주민들의 집단 반발에 부딪힌 것이다.
지난 10일 발생한 일로, 특히 현대산업개발 측이 담당 관청이 쉬는 휴무일을 통해 민원이 잦은 공사를 감행하려 했던 것으로 보여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녹생토는 하수 슬러지와 퇴비 등으로 만들어진 비료로 도심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해당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녹생토에서 발생한 냄새로 창문을 열지 못하고 집 내부에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등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인근 마을 주민 A씨는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퇴비가 섞인 사료를 도심에서 쓰느냐”며 “주민들을 무시해도 유분수다. 이제는 시공사인의 이름만 봐도 치가 떨린다”고 질타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코를 찌르는 퇴비 냄새 때문에 버스도 다른 정류장으로 가서 탈 지경”이라며 “주민들이 이렇게 까지 울부짖는데 현장소장은 숨어서 나오지도 않고, 부산진구는 진정서를 120여 번이나 넣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누굴 위한 행정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해당 현장 조경 담당자는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비료 뿌리기를 일단 중단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공사를 강행하다가, 해당 지역을 지역구로 하는 손용구 부산시의원이 방문해 중단을 요구한 뒤에야 비로소 공사를 중단했다.
손용구 부산시의원은 “도심지에서 이 같은 비료를 쓰는 곳이 없다. 시에 악취 민원을 제기해 측정한 후 방법을 강구하겠다. 필요하다면 부산시 감사실을 통해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