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부터 춤이 너무 좋았어요. 고1 때 부산에서 서울로 전학 왔는데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에 동대문 시장 등지를 돌아다니다 춤꾼들을 만나 소개로 유명 안무단 ‘꾼’에 들어가게 됐어요. 방송 댄스를 중심으로 재즈 댄스, 걸스 힙합 등 다양한 춤을 추며 댄서로 활동해왔어요.”
문제는 방송에 출연하기에는 키가 너무 작다는 점. 그로 인해 키 콤플렉스까지 생겼을 정도였다. 강사로 활동할 만큼 춤 실력은 인정받았지만 방송 데뷔의 기회는 좀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심지어 직접 가르친 제자는 키가 165㎝인 까닭에 손쉽게 방송에 데뷔하는 모습을 보고 결국 댄서의 꿈을 접고 말았다고.
“그즈음 배우의 매력에 푹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춤은 무대 위에서 느끼는 희열이 대단해요. 그런데 연기 역시 카메라 앞에서 몰입하면서 느끼는 기쁨이 대단하더라고요. 특히 연기는 없는 상황을 만들고 짜서 거기에 몰입되어 가는 과정이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스물한 살의 나이에 이소영은 두 번째 꿈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주위 권유로 동아방송대 방송연예과에 입학한 이소영은 기초부터 쌓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두 편씩 단편영화에 출연해 연기력을 다지기 시작한 이소영은 2008년 온라인 독립영화제 ‘인디붐’ 작품상 수상작인 단편영화 <무엇이든 해결해 드립니다> 등에 출연하게 된다. 또한 OCN 등 케이블 채널에서 제작하는 드라마에도 몇 편 출연하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영화와 같은 영상 연기는 연극과 달리 앙상블 없이 연기한다는 게 매력적이에요. 아무리 단역이라 해도 원샷을 받으면 그땐 그 배우가 주인공이거든요. 그런 작은 순간 하나하나가 너무 기분 좋고 저를 더욱 연기에 몰입하게 만들어줘요.”
“댄서로 활동하며 절감한 부분이 있어요. 확실한 준비를 하고 실력이 탄탄하지 못하면 잠시 주목은 받아도 결국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점이죠. 대학을 졸업하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치아를 교정하며 2년가량 더 열심히 연기 연습을 하자고 결심했죠.”
물론 어려움은 많았다. 점점 나이를 먹어간다는 불안감, 2년 뒤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불안감 등으로 인해 우울증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고 한다. 그렇게 힘들어 할 때 “지금은 밝음이 오기 전의 어둠일 뿐”이라는 아버지의 말이 큰 힘이 됐다는 이소영은 얼마 전 치아 교정을 모두 끝내고 이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하려 한다. 배우 이소영의 화려한 날갯짓이 이제 막 시작되려는 것이다.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