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만을 놓고 보자면, 분명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갈 만한 동력은 찾기 어렵다. 그러나 ‘여론 중 적지 않은 비중이 한나라당의 패배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을 동일시하지 않는다’는 점이 지지율 추가하락을 막고 나아가 상승세를 이끈 배경이 되었다는 게 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엔 이 대통령의 집권 이후 꾸준히 실시해온 ‘당·청 분리전략’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세종시와 4대강 문제 등 정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현안을 전면에 나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한나라당과 총리 등을 내세우면서 정쟁에서는 한 발 물러난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동시에 G20 유치, 원전 수주 등 경제 분야의 성과를 내고 이를 잘 홍보해 왔다. 이러한 ‘당과 거리두기’ 전략이 ‘반한나라당 지지층’의 심판여론을 일부 비켜갈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 최근 분석한 ‘대통령 이미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44%는 대통령을 ‘무조건’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지는 않았지만 취임 초반에 얻었던 50%대의 높은 지지율을 회복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