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친 사이인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왼쪽부터). |
소지섭과 고 박용하는 12년 전 부산에서 열린 앙드레김의 패션쇼 현장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당시 신인 탤런트이던 박용하는 함께 무대에 오른 모델 소지섭과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나이가 동갑이라는 사실을 알고 반갑게 연락처를 주고받았다고. 이후 MBC 로비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부산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술 한잔 하자는 약속을 했고, 이후 박용하가 먼저 연락을 취해 둘도 없는 절친이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우연히 작품 등을 통해 만나, 급격하게 서로 마음을 열고 친해지는 경우가 많다.
원조 아이돌 SES 출신 바다와 탤런트 김소연 역시 우연히 방송을 통해 만나 1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절친으로 지내고 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10여 년 전 바다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 김소연이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다. 일찌감치 연예계 활동을 시작해 스타의 자리에 오른 김소연이었지만, 당시 그는 연예계에 친구들이 거의 없을 만큼 무척이나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반면 바다는 연예계 마당발로 불릴 만큼 무척 사교적인 성격이었고, 역시나 바다는 라디오 방송이 끝나자마자 연락처를 주며 “우리 동갑인데 친구하자”며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고 한다. 당황스러웠던 김소연도 조심스럽게 연락처를 주었지만 ‘설마 연락이 올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연락처를 주고받은 그날 새벽. 바다는 김소연에게 전화를 했고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약속 장소를 정해 반가운 급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당시 둘은 얼굴이 알려질까 마스크를 쓰고 자장면을 먹으러 갔다고 하는데 이들 역시 그렇게 시작된 만남이 이처럼 오래 지속될 줄은 미처 몰랐다고.
호통만 치며 이기적일 것만 같은 개그맨 박명수에게도 오랜 기간 우정을 쌓아온 연예계의 소중한 벗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그와 동갑내기 친구이자 MBC 공채 개그맨 4기 동기인 김학도. 둘의 우정은 어느덧 어언 20여 년이 흘렀다. 개그 지망생 시절 서로 격려하면서 밤새 아이디어를 짜며 고생했다는 두 사람. 당시 둘은 가진 것은 없어도 반드시 함께 성공하자는 약속을 했고 더불어 다음에 결혼하면 반드시 꼭 결혼식 사회를 서로 봐주자는 의리의 약속도 나누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스타가 되고 실제로 둘은 서로의 결혼식에 사회를 봐주며 의리를 지키게 되었는데 당시 두 사람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하객들은 “인연을 소중히 여긴 모습이 결혼식의 아름다움을 더했다”며 입을 모으기도 했다.
거성 캐릭터로 스타덤에 오른 후에도 김학도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두 발 벗고 나섰다는 박명수. 둘 사이에는 이보다도 더 찐~한 스토리가 존재하는데, 바로 김학도 어머니의 수술비에 얽힌 사연이다. 오래 전 김학도의 어머니는 간이 안 좋아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김학도는 1억 원이라는 거액의 수술비에 발목이 붙잡힌 상태였다고 한다. 벌어놓은 돈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김학도는 마냥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고. 이때 선뜻 나선 이가 바로 박명수였다. 본인 역시 자리를 못 잡고 있었던 때라, 그가 할 수 있는 건 바로 모금 운동이었다. 동기들을 주축으로 모금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박명수. 결국 모금운동으로 큰돈이 모였고 김학도의 어머니는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솔선수범하며 친구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했던 진정한 거성의 모습 아닐까.
▲ 박명수(왼쪽)와 김학도. |
그런가하면 건방진 도사 유세윤의 우정도 연예계에서 소문 나 있다. 몇 해 전 유세윤이 소속사를 옮길 때 그의 조건은 다름 아닌 자신의 절친 장동민 유상무의 동반 이적이었고, 계약금 역시 차별 없이 균등하게 나눠받는 조건이었다고 한다. 제 아무리 높은 몸값을 불러도 친구들을 배신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여러 회사의 러브콜을 거절했다는 유세윤. 실제로 세 사람은 현재 한 기획사에 소속돼 요즘 들어 부쩍 함께 방송에 출연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유세윤의 결혼식에서는 장동민과 유상무가 오래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유세윤에게 웨딩카를 사비로 마련해 선물해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데뷔 전부터 옹달샘트리오를 결성해 합숙을 하며 개그맨 준비를 했다는 세 사람. 공채 동기가 되어 이미 그 꿈을 이뤘지만 지금도 세 사람의 우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