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정문에 서명하자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대구=일요신문] 대구상공회의소는 우리나라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서명과 일본과의 첫 FTA 체결이 대구지역 경제의 청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5일 한·중·일, 아세안 10개국, 호주, 뉴질랜드가 참여하는 RCEP 정상회의에서 최종 서명했다. 이이 따라 세계경제의 30%를 아우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출범하게 됐다.
RCEP으로 묶이는 15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기준 26조3000억 달러로 전세계의 30%를 차지한다. 무역규모로는 5조4000억 달러로 28.7%, 인구로도 29.9%에 이르는 거대시장이다.
16일 대구상의에 따르면 지난 6여년 간 대구지역 전체 수출액 413억 달러의 40.5%인 167억1000만 달러를 RCEP지역에서 올렸다.
상의 관계자는 “일본을 제외한 RCEP 참여국과는 이미 1대1 FTA(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어 지역 입장에서는 수출시장 전체를 뒤바꿀 만한 거대변수는 아니다”면서도 “기존 FTA를 확대·상향한 것에 그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6여 년간 대구지역 전체 수출액의 13.5%(55억7000만 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아세안 10개국의 관세가 현재 최대 79.1~89.4%에서 91.9~94.5%로 단계적으로 없어져(자동차부품, 철강, 섬유, 기계부품 등 지역 주력품목 추가 개방) 지역기업의 대외 수출시장이 넓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 “RCEP 협정 참여국 간 재료를 전달·가공하더라도 원산지를 인정하는 원산지 누적기준이 적용됨에 따라 아세안 국가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지역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FTA를 체결하게 되는 일본과는 83%의 관세철폐 수준으로 지역 소비재(화장품, 식료품 등) 수출기업의 일본시장 진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반면 자동차부품, 기계 등 지역 주요 생산품은 민감품목으로 양허제외대상에 포함돼 지역산업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계가 아세안시장에서 일본차와는 품질경쟁을, 중국차와는 가격경쟁을 해야 되는 상황은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상의 관계자는 “RCEP 발효 시 기존 FTA 협정국에 수출하는 경우 각각 다른 원산지 기준 적용에 따른 수출기업의 원산지 관리 애로(스파게티볼효과)가 RCEP 협정국 수출시 원산지 기준을 하나로 통일할 수 있게 돼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을 제외한 기존 FTA 체결국이 대부분인 만큼 지역 수출기업은 기존 FTA와 RCEP의 원산지 기준과 관세 혜택을 비교해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적극적인 협정 활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