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의 병역 기피 논란은 OBS 프로그램 <뉴스 755>에서 “의도적 치아 발치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MC몽을 경찰이 7월 1일 소환해 조사한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가 MC몽이 생니를 뽑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해 6개월 전부터 내사에 돌입해 치료를 한 치과의사까지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MC몽의 경찰 소환에 연예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MC몽은 현재 KBS 1TV <해피선데이> ‘1박2일’에 고정 출연하고 있는 데다 SBS <하하몽쇼> 첫 방송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병역 기피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7월 1일 경찰 소환은 우선 연기됐다. 내사 사실이 보도되면서 매스컴의 관심이 너무 뜨겁게 달아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후 경찰 소환 시점을 담당 경찰과 MC몽의 소속사가 조율 중이라고 알려졌지만 한 달 넘게 MC몽의 경찰 소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에서 내사를 진행하고 있었을 뿐 아무런 사실관계가 드러나지도 않았지만 병역 기피 의혹으로 인해 MC몽은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내몰렸다. 심지어 병역 기피 의혹이 불거진 이후 그가 ‘1박2일’에서 평소와는 달리 상당히 조용한 모습을 보이자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응원의 글이 쇄도하고 있을 정도다. 소속사 아이에스엔터미디어그룹 측은 발치로 인해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치료를 위한 발치일 뿐 불법적인 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수사기관에서 의혹을 해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아직까지도 경찰 소환조사를 받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선 떳떳하다면 빨리 경찰 소환조사에 응해 의혹을 털어내는 게 훨씬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충고의 말들도 나오고 있다.
왜 MC몽은 계속 경찰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상황이 포착됐다. MC몽이 경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고 보기보단 현재 상황이 경찰 내사 자체가 잠정 중단된 것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현재 내사 진행 상황과 MC몽 소환이 늦어지는 까닭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에 확인했지만 경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담당 수사관이 인사이동으로 다른 경찰서로 가게 돼 수사 담당자가 바뀐 상태”라며 “7월 중순 무렵 인사이동이 있어 담당자가 바뀌면서 내사가 다시 처음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7월 초까지만 해도 담당 수사관은 “MC몽 측에서 경찰 소환 일정을 계속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7월 중순 이후 수사가 잠정 중단되면서 이제 MC몽은 경찰 소환조사를 빨리 받고 싶더라도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병역 기피의 경우 매우 민감한 사안인 데다 유명 연예인까지 연루돼 있어 서울지방경찰청이 상당히 공을 들이며 수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이미 지난해 대대적인 ‘어깨 탈골 병역 비리’ 수사를 담당한 바 있다. MC몽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치아 발치 병역 비리’ 수사는 ‘어깨 탈골 병역 비리’ 수사 직후인 올해 초부터 6개월가량 내사를 진행해온 사안이다.
이번 내사는 한 병원이 병역기피 목적으로 어깨 탈골 수술을 잘해준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로 시작된 ‘어깨 탈골 병역 비리’ 수사와 비슷하게 병역기피 목적으로 치아 발치를 해주는 병원들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MC몽의 치아를 발치해준 치과도 내사 선상에 오르면서 MC몽도 혐의를 받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해당 치과의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MC몽을 비롯한 환자들의 치아 발치는 치료 목적으로 이뤄졌으며 치료 당시에는 병역 면제 기준도 잘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어깨 탈골 병역 비리’ 수사 당시와 달리 내사 선상에 오른 이들이 대다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내사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따라서 정식 수사가 아닌 내사 단계였는데 갑작스럽게 매스컴에 그 사실이 알려지면서 담당 팀이 더 곤란해졌다”고 설명한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인사이동이 있었다. 이로 인해 MC몽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치아 발치 병역 비리’ 수사 담당 수사관이 서울 소재의 다른 경찰서로 인사 발령을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새로 부임한 수사관이 ‘치아 발치 병역 비리’ 내사를 담당하게 됐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 MC몽 소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전달했다.
항간에선 외압으로 인한 인사이동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가 상당히 공들여 온 수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내사 도중에 담당 수사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경찰 소환을 거듭 연기하던 MC몽 측을 비롯해 내사 선상에 오른 치과의사, 또는 치아 발치로 군 면제 판정을 받은 고위층 자제 등 외압 행사자로 지목되는 이들도 여럿이다.
그렇지만 이번 인사이동은 이례적인 사안이 아닌 정기적인 인사로 확인됐다. 지난 6월 30일자로 경찰청은 2010년 하반기 총경급 정기 전보인사를 실시한 데 따라 7월에 대대적인 경찰 인사이동이 있었던 것. 이 과정에서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에서 이번 ‘치아 발치 병역 비리’ 내사를 담당한 수사관이 다른 경찰서로 인사이동한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외압설은 사실무근이라는 게 서울지방경찰청의 입장이다.
담당자가 바뀌면서 잠정 중단되긴 했지만 수사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MC몽을 둘러싼 병역 기피 논란 역시 소환조사 등 하반기에 이어질 경찰 내사 결과를 통해 그 진상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