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CGV 입구.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부산=일요신문]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산업이 타격을 입으며 전년 대비 심각한 매출액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후 2월 중순 코로나19 1차 확산으로 인해 2월 극장 매출액은 전월 대비 56.6% 감소한 623억 원, 3월 극장 매출액은 전월 대비 75.5% 떨어진 152억 원이었다. 3월 국내 확진자 발생 수가 5천 명을 넘으며 4월 매출액은 75억 원까지 떨어져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통전망) 집계 이후 최저 매출을 기록했다.
5월부터 8월까지 코로나19 안정세 더불어 신작 개봉으로 서서히 매출액을 회복했으나 8월 중순 2차 확산기 시작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갔다. 11월까지의 극장 매출액은 전년도 동월 기간 매출액인 1조 7273억 원 대비 71.2%(↓1조 2294억 원) 감소한 4980억 원이었다.
11월 한 달간 7천 명 이상의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며 코로나19 3차 확산이 시작됐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12월 전망도 밝지 않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년 동월 대비 가장 큰 감소율인 4월의 93.4%를 2019년 12월 극장 매출액에 적용한 2020년 12월 매출액 추정치는 123억 원이다. 이 값을 더한 2020년 극장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73.3%(↓1조 4037억 원) 감소한 5103억 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TV VOD 매출액은 1, 2월 전년도보다 상승했지만 3월부터 10월까지 꾸준히 전년보다 감소했다. 2020년 TV VOD 매출액은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매출액과 11월, 12월 매출액에 월평균 감소율을 적용한 값을 더해 추정했다.
2020년 인터넷 VOD 매출액은 최근 5년간 인터넷 VOD 매출액 증감률의 평균을 2019년 인터넷 VOD 매출액에 곱해 추정했다. 이 두 매출 추산액을 더한 디지털 온라인 시장 매출액은 3635억 원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해외 진출 부문에서도 클 것으로 보인다. 11월까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완성작 수출, 기술서비스 수출, 장비 수출, 로케이션 유치를 모두 합친 한국영화 해외 매출 추산액은 한화 394억 원으로 2019년 해외 매출의 50% 이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인 극장 매출, 디지털 온라인 시장 매출, 해외 매출을 합산한 추산액은 대략 9132억 원으로 1조 원을 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한국 영화시장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던 2019년 2조 5093억 원에 비해 63.6%(↓1조 5961억 원) 감소한 수치이다.
#코로나19로 나타난 새로운 경향...독립·예술영화 및 재개봉 영화 상영 확대와 장기 상영
잇따른 신작들의 개봉 연기로 인해 극장가는 신작 수급이 어려워졌고, 독립·예술영화와 재개봉작 상영 확대, 장기 상영이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11월 통전망 공식통계 기준 320편의 독립·예술영화 개봉작이 51만 4814회 상영됐는데 이는 작년 11월 353편의 독립·예술영화가 41만 5699회 상영된 것과 비교했을 때 상영 횟수가 23.8% 상승한 수치다.
부족한 상영작을 메우기 위한 재개봉작 상영도 증가했다. 최근 4년간 재개봉한 영화는 평균 87.5편으로 연간 100편을 넘지 않았으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기획전 상영이 늘어 2020년 250편으로 크게 늘었다. 또한, 호평을 받은 영화들의 장기 상영이 이어졌다.
#12월까지 한국영화 누적 점유율 68.6%, 2006년 이후 처음으로 60% 넘어
12월 첫주 기준 한국영화 점유율은 68.6%로, 2006년 한국영화가 63.8%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이후 14년만에 60%를 넘었다. 한국영화 점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박스오피스 상위 10위 내에서 한국영화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12월까지의 누적 박스오피스 10위 내에서 ‘테넷’, ‘닥터 두리틀’ 단 2편을 제외한 8편 모두 한국영화가 차지했다. 2019년 박스오피스 상위 10위 내 한국영화는 4편이었다. 이는 흥행 보증수표로 여겨졌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무기한 개봉 연기가 불러온 현상으로 짐작된다.
#제작·개봉·상영 영화산업 전 영역에 걸친 경제적 피해 심각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영화 제작·개봉 피해 2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135편 작품의 총 피해 규모는 329억 56만 원이며 작품당 평균 피해 금액은 2억 4747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제작(프리, 프로덕션, 포스트) 연기/변경으로 인한 피해액이 113억 427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개봉 준비 연기로 인한 피해액이 97억 1430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피해 형태는 제작·개봉 단계별로 다양했다. 제작 단계에서는 국내 로케이션 취소나 변경, 후반 작업 기간 연장으로 인한 인건비·진행비 상승이 많았고, 개봉 단계에서는 개봉 취소나 연기로 인한 피해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관 피해 실태조사에 따른 영화관 피해 형태는 매출액 감소, 운영 중단, 고용 피해 등으로 다양했다. 설문에 응답한 402개 상영관의 2020년 1월~9월까지 입장권, 매점, 광고 매출을 모두 더한 총매출액은 4796억 원으로 지난해 동일 기간 매출액 1조 5,587억 원보다 69.2%(↓1조 791억 원) 감소했다.
관객 감소에 이어 신작 공급 중단까지 겹치며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 4개 계열 영화관 423개관 중 3월 94개관, 4월 106개관이 휴관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여파로 2020년 4월 극장 관객 수는 97만 2,572명으로 통전망 가동 이후 역대 월 최저 관객 수를 기록했다. 60개관이 조사에 응한 비계열 영화관의 경우 3월 평균 19.5일, 4월 평균 20.9일, 5월 평균 14.3일 휴관으로 한 것으로 나타나 상반기 경제적 손실이 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직영, 위탁, 비계열 전체를 포함하여 10개관 폐관, 18개관 영업 중단, 영업 중단으로 추정되는 상영관도 6개관에 달했다.
고용인력 부문에서는 코로나19가 2월 중순부터 본격화되며 휴관에 돌입한 영화관이 늘어나 고용인원 감축도 함께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계열(직영, 위탁), 비계열 총 407개관에 따르면 10월 영화관 정규직 재직자 수는 2019년 12월 대비 15.9%(↓ 621명) 감소한 3,291명이었고, 계약직 수는 70.2% (↓8,144명) 감소한 3,450명이었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