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은 연내 매각 마무리를 목표로 롯데렌탈 새 주인 찾기에 다시 나선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다양한 잠재투자자들과 협의해 시장 상황과 회사 중장기 성장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롯데렌탈 지분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롯데렌탈의 주요 주주이자 행동주의 펀드인 VIP자산운용이 매각 무산을 계기로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는 점이다. VIP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꾸어 공시했다. 이어 지분을 6.20%에서 7.33%로 늘렸다.
VIP자산운용은 지난 5월 26일 공시와 주주서한 등을 통해 “기존 매각계약이 무산된 지금은 그간 누적된 지배구조 할인을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정상화할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이사회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균형 있게 고려하여 책임 있는 판단을 내리고, 진정성 있는 밸류업 정책을 일관되게 실행해 나가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VIP자산운용은 시장 신뢰 회복과 기업가치 정상화를 위한 세 가지 요구 사항을 이사회에 전달했다. 우선 2024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제시했던 총주주환원율 40% 이상 목표를 넘어 연결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으로 환원율을 상향할 것을 제안했다. 롯데렌탈의 2025년 실제 총주주환원율은 34% 수준이다. 저평가 해소 시까지 자사주 매입·소각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약 4000억 원 규모의 감액배당 재원 적극 활용 등도 요구했다.

유상증자 배경으로는 매각 추진 당시 유동성 확보가 시급했던 롯데그룹과 매입단가를 낮추고 싶어 했던 어피너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올해 들어 롯데그룹의 상황이 달라졌다. 롯데의 식품, 유통, 화학, 호텔 등 그룹 핵심 사업군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7876억 원으로 전년 동기(2799억 원) 대비 181% 증가하는 등 턴어라운드 한 모습을 보이면서 유동성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롯데그룹의 현재 실적과 현금흐름 상 롯데렌탈을 아주 급하게 매각해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제값으로 매각하는 게 호재인 롯데그룹과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원하는 소액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계획대로 연내 딜이 마무리하고 주주환원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과 시장 경쟁 심화 우려는 여전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자동차 대여사업’을 추가하는 등 렌터카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롯데렌탈 경영진과 소액주주들 간 갈등의 씨앗이 남아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렌터카는 내수 산업이기 때문에 소위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몸집을 키워야 이익을 낼 수 있는 업종이지만, 롯데렌탈-SK렌터카 기업결합이 불발되는 등 점유율 확대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내실을 다져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금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기에는 재무 관리에 부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롯데렌탈 관계자는 “매각을 추진함에 있어서 VIP자산운용 측 요구와 상충되는 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과 더불어 주주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