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나 20대에도 흰머리가 간혹 눈에 띄게 늘어나는 시기가 있다. 심하지는 않아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서 뽑고 있으면 주위에서 “흰머리는 뽑으면 뽑을수록 더 늘어난다”고 말하곤 한다. 정말 흰머리는 뽑으면 늘어나는 것일까.
일본의 의료 저널리스트인 모리타 씨는 “흰머리를 뽑으면 더 늘어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실제로 흰머리가 난 여러 명의 실험자들이 흰머리 뽑기를 반복한 TV방송이 있었다. 하지만 흰머리가 증가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모리타 씨는 “흰머리는 머리의 멜라닌 색소가 빠진 상태로 멜라노사이트라고 하는 색소세포가 활동을 멈췄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라며 “흰머리를 뽑는다고 멜라노사이트의 활동 정지가 증가한다는 데이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러한 이야기가 퍼져나간 것일까. 모리타 씨는 “아마도 흰머리가 신경에 거슬려 스스로 뽑기 시작하는 타이밍이 마침 흰머리가 늘어나기 시작하는 시기와 겹치기 때문일 수 있다. 뽑으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연령이 높아지면서 흰머리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연령의 증가로 생겨나는 흰머리를 하나씩 다 뽑다간 이번엔 탈모로 고민하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흰머리는 체질이나 유전, 스트레스에 의해 좌우된다는 설이 유력하다. 따라서 흰머리 증가 원인이 단순히 노화 하나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모기가 많은 계절인 여름에 꼭 나오는 얘기가 한 가지 더 있다. O형의 피를 가진 사람이 모기에 물리기 쉽다는 것이다. 그 말은 사실일까.
모리타 씨는 “그런 연구논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1972년에 미국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모기 내장에 들어있는 혈액을 조사한 결과 O>B>AB>A 순으로 O형의 혈액이 가장 많이 검출되었다. 일본에서도 모기 내장을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똑같이 O>B>AB>A 순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모기가 사람을 물기 전에 혈액형을 감지해 피를 빤다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모기의 장을 조사한 실험에서도 O형이 가장 물리기 쉬운 혈액형이라고 결론짓지 못했다.
그렇다면 O형이 가장 많이 모기에 물린다는 설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모리타 씨의 설명에 따르면 “10년쯤 전에 어느 TV방송에서 모기가 좋아하는 혈액형에 관해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이 방송에서 O형의 혈액세포 표면에 있는 당쇄라고 하는 화합물이 꽃의 꿀과 닮은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어 모기를 잘 모이게 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당쇄는 비휘발성이기 때문에 날아다니는 모기가 그것을 인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O형이 모기에게 물리기 쉽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