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고현항에 계획한 수변공원 조감도
[거제=일요신문] 거제시 고현항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공원을 둘러싼 잡음이 지역사회의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코로나 시국으로 힘든 시민들 간에 또 다른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거제시 고현항은 시에 속한 항만이지만 무역항으로 국가가 관리한다. 따라서 거제시는 행정구역상에 대한 권리만 있을 뿐, 직접적인 행정결정 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의견만 제시할 뿐이다.
그런 가운데 거제빅아일랜드 측이 먼저 공원 건립에 따르는 변경안을 들고 나오면서 시민들 간 찬반으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현항에 건설되는 e편한세상 거제유로아일랜드의 김진영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은 거제빅아일랜드 측이 제시한 변경안에 찬성하는 53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김진영 회장은 “관광객 특화 고현항 문화공원이 돼야 한다. 고현항 문화공원을 국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화된 공원으로 조성해 관광객과 거제시민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광객이 고현항 문화공원을 중심으로 숙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거제시 상업지역이 활기를 띠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비싼 돈을 들여가며 매립한 귀하디귀한 땅에, 이미 전국 어디에나 흔하게 있으며 활용도도 낮은 광장형 공원을 조성하는 것에 거제시의회가 찬성한다는 것은 거제시의 미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대 입장도 뚜렷했다. 거제경실련은 “시민에게 돌려주기로 한 도심 녹지·광장형 공원의 목적과 취지가 근본적으로 훼손된다. 사방이 바다이고 곳곳에 해수욕장이 널린 거제시의 도심에 인공해변이 들어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사업시행사는 변경 사유로 관광활성화를 위한 집객시설 필요성, 차별화된 랜드마크 공원 조성 등을 내세웠지만 매립 부지 내 문화공원을 둘러싼 상업용지의 분양률이 예상에 미치지 못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거제시의회도 입장이 갈렸다. 윤부원 거제시의원은 “전적으로 변경안에 대해 반대한다. 사업가라면 합의한 부분을 지키는 것이 도의라고 본다. 경솔한 사업자의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태열 거제시의원은 “사업자가 매립된 토지를 빨리 팔아야 시가 출자한 20억이라는 원금을 포함해 이익금을 받을 수 있다. 매각이 늦어져 거제빅아일랜드 법인 청산이 늦어지면 시는 기타 제경비 및 금융비용까지 주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립지를 팔릴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들은 대다수 사업자 측의 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거제시민 A씨는 “사업자가 하나라도 해 준다면 해가 되지 않는 이상 받아야하는 것이 원칙이다. 관리상의 문제 등은 차후 논의를 통해 결정하면 되지만, 시가 필요해 만들 경우에는 막대한 시 예산이 소요된다. 하나의 거제시 랜드마크로 부상할 고현항 수변공원 있는 게 좋은 것 아닌가”고 말했다.
거제시민 B씨는 “사시사철 공원에서 버스킹으로 노래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이 모여든다면 자연히 상권은 살아날 것이다. 애들과 시민들이 안전하고 싼 가격에 물놀이를 즐기고, 스케이팅 등 겨울놀이를 즐긴다면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다. 인근 도시에서도 몰려와 즐기는 이들이 많으면 이게 관광산업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