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출연 분량은 적지만 비중이 큰 역할이라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출연하고 싶었어요. 워낙 잔인한 장르의 영화인데다 출연 분량도 많지 않아 주위에선 저를 말리는 분들도 많았어요. 또 생전 비키니 수영복도 한 번 입어본 적 없는 제게 노출 수위도 너무 높았고요.”
시사회에서 처음 영화를 직접 본 뒤 본인 역시 깜짝 놀랐다고 한다. 너무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촬영이었는데 그 결과물인 영화에는 잔인한 장면이 다소 많이 들어 있었던 것. 그럼에도 오산하는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장르를 떠나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김지운 감독님은 배우로서 내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신 분이세요. 마침 그 그음 저는 연기를 포기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많았거든요.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그런 얘길 했어요. 연기를 계속 하려면 이 산을 넘어야 하는데 너무 겁이 난다고. 워낙 유명한 감독님이라 권위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감독님이 제 얘길 많이 수용해주셨어요. 노출 장면에서도 많은 배려를 해주셨고요.”
매니저도 없이 오디션을 통해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 캐스팅된 오산하는 김 감독뿐 아니라 많은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아 영화 작업을 무사히 마무리 지었다. 촬영 현장에서 ‘엄마’라고 불렀을 정도로 의지했던 영화 의상을 담당한 임승희 대표를 비롯해 카메라 감독 등 모든 스태프가 홀로 분투하는 신인배우 오산하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단단히 각오하고 촬영을 시작했지만 너무 힘든 장면을 앞두고 자신감을 잃어 힘겨워할 때 모든 스태프들이 나를 도와줘서 위기를 극복했어요. 스태프들은 하나같이 영화계 고급 인력들인데 아무것도 아닌 나를 위해 애써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어요.”
약혼자 역할인 이병헌과는 촬영이 많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을 죽이는 연쇄살인범 역할인 최민식과 함께한 촬영이 많았다.
“최민식 선배님은 늘 촬영 현장 분위기메이커이셨어요. 선배님 때문에 촬영이 늘 즐거웠으니까요. 후배인 제가 알아서 챙겨드리고 그래야 하는데 오히려 선배님이 커피도 타 주시고 사탕도 주시고 연기도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오산하는 김승우 김남주 하지원 엄지원 이하나 등이 소속된 웰메이드스타엠과 전속계약을 체결해 본격적인 연예계 활동에 돌입한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촬영하며 고마웠던 일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 오산하는 이제 배우로서 더 힘찬 행보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영화에선 처절한 연기를 보여드린 만큼 앞으론 밝은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는 오산하, 또 하나의 스타탄생이 예고된다.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