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으로는 애플의 ‘아이폰3GS’가 가장 유명하며 HTC의 ‘HD2’,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X10’ 등도 저마다 영역에서 선전하고 있다. 화제를 불러일으킨 ‘아이폰4’는 현재 예약판매 중이며 9월 중 출시 예정이다. 이렇게 스마트폰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선택에 기로에 서게 됐다. 한 번 고르면 보통 2년 약정에 꼼짝없이 묶이니 신중해야 할 터.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선택하는 법을 소개한다.
선택 #1
자동차 세일즈맨 이성진 씨(38)는 경력 9년차에 휴대폰에 저장된 고객 명단만 수백 명에 이르는 소위 잘나가는 영업맨이다. 6년 전 결혼에 골인해 지금은 자녀 한 명을 두고 있으며 주말에는 가족과 근교로 놀러가거나 프로야구를 즐겨 본다. 그런 이 씨는 요즘 스마트폰 구입을 계획 중이다. 과연 어떤 폰이 가장 잘 어울릴까.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전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과연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다. 만약 전화 통화하는 데만 휴대폰을 쓴다면 오히려 스마트폰보다는 ‘일반폰’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이 씨의 경우 휴대폰의 가장 중요한 용도는 고객관리다. 전화번호를 꼼꼼하고 편리하게 관리하고 메모나 사진 등을 남길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고객관리와 함께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것이 바로 일정관리다. 일정을 꼼꼼하게 표시해 놓으면 스마트폰이 알아서 약속 시간을 알려준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은 모든 스마트폰에서 지원되기 때문에 선택에 있어서는 별다른 기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언제 어디서나 전화를 잘 받고 자주 걸어야 되는 비즈니스맨 입장에서는 배터리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스마트폰은 전력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배터리 지속 시간이 그리 길지 못하다. 전화를 많이 썼다 싶으면 하루도 못 가서 배터리가 방전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아이폰4는 배터리 착탈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언제나 단점으로 지적된다. 아이폰을 제외한 나머지 스마트폰은 모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평소 프로야구를 즐긴다면 DMB 기능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DMB 기능의 유무는 국산이냐 외산이냐로 갈린다. 국산 스마트폰은 모두 DMB 기능을 갖추고 있다.
선택 #2
대학생 정유진 씨(여·20)는 자타가 공인하는 트위터 중독자다. 하루 종일 자신의 소소한 일상이나 생각을 트위터에 올리는 것은 물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접속해 새로 올라온 글을 확인할 정도다. 학교에 갈 때는 주로 음악을 듣거나 PMP에 드라마를 담아 보며,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때는 주로 맛집 탐방을 즐긴다. 그런 정 씨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마트폰은 과연 무엇일까.
트위터를 사용하기에 알맞은 스마트폰은 시중에 나온 제품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아이폰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여타 스마트폰 역시 마찬가지. 그 이유는 트위터가 스마트폰 자체에서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앱을 활용한 기능이기 때문이다. 현재 트위터 앱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모두 선보이고 있다.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글자 입력 역시 대동소이하다. 갤럭시는 과거 일반폰의 키패드 입력 방식인 ‘천지인’을 지원하기 때문에 ‘애니콜’을 오랫동안 사용한 이용자라면 보다 익숙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LG전자의 옵티머스Z는 스마트폰 중 유일하게 슬라이딩 방식의 키패드가 달려 있어 보다 편리한 입력이 가능하다. 특히 옵티머스Q는 볼 형식의 마우스도 내장돼 있어 인터넷 서핑도 한 손으로 할 수 있다.
음악이나 ‘미드’를 비롯한 동영상을 감상하기 위한 미디어 플레이어 기능은 스마트폰마다 일장일단이 있다. 음악 감상에 있어서는 아이폰이 음질이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가 많다. 베스트셀러 ‘아이팟’을 만드는 애플의 노하우가 잘 녹아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동영상 재생에 있어서 아이폰은 ‘MP4’라는 동영상 포맷만을 지원해 별도의 변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다.
반면 다른 스마트폰은 MP4는 물론 인터넷에서 구한 대부분의 동영상 파일을 감상할 수 있다. 화질은 슈퍼 아몰레드를 채택한 갤럭시S가 경쟁 폰을 압도하는 모습이지만 곧 출시될 아이폰4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도 만만치 않은 화질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맛집 탐방과 같은 각종 생활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아이폰이 월등히 유리하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약 20만 개. 반면 국내 도입이 상대적으로 늦은 까닭에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된 앱은 6만 5000여 개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현존하는 휴대폰 기술이 모두 집약돼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들은 대동소이한 하드웨어 사양과 기능을 갖추고 있다.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운영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은 애플 특유의 이용자 친화적인 운영체제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이폰의 강점은 높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압도적인 앱 지원이다. 스마트폰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앱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아이폰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갤럭시S를 필두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은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을 바탕으로 아이폰을 추격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양새다. 빠른 모바일CPU와 넉넉한 메모리로 이른바 ‘스펙’을 따지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2.2 버전까지 선보인 상황이다. 안정화된 3.0 버전을 내년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드로이드 진영의 약진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폰7’도 선보일 예정이다. 윈도폰7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소셜 기능 지원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웃룩 MS워드 파워포인트 등 기존 마이크로소프트 업무 프로그램과의 연동도 강력하다. 전문가들은 윈도폰7의 출시로 인해 스마트폰 업계가 본격적인 3파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스마트폰이 필요 없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의 약정 기간이 남아 있다면 스마트폰 구입을 조금 미뤄도 괜찮은 이유다.
이진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