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데뷔곡 ‘따따블’로 첫 선을 보인 여성 5인조 트로트 걸그룹 오로라가 어지간한 아이돌 걸그룹의 인기를 넘어서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에 귀여운 댄스로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오른 오로라는 최근 다섯 멤버들이 개별 활동에서도 모두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의 가장 주된 일은 전국 각지를 돌며 다양한 무대에서 팬들과 직접 만나는 것이다.
“하루에 1000㎞를 이동한 적도 있어요. 결국 타이어가 버티지 못하고 터져 버렸죠. 그 덕분에 시간을 지체해 최대한 빨리 달리다 보니 속도위반 카메라마다 다 사진이 찍힐 정도였어요. 결국엔 경찰차에 적발되기도 했고. 아마 그날 각종 행사에서 받은 출연료보다 속도위반 과태료가 더 많이 나왔을 거예요. 계속 멀미하고 식사는커녕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고 힘들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우릴 기다리는 관객들이 있으니까.”
멤버 큐라가 들려준 가장 힘겨웠던 지방 행사의 기억이다. 데뷔한 지 7개월밖에 안됐지만 벌써 지방 행사장에선 최고의 인기 스타다. 가장 뜨거운 반응이 있는 곳은 단연 군부대 위문공연. 군인들이 마치 구호를 외치듯 다같이 “따따블”을 부르는 모습이 진짜 진풍경이라고. 멤버 정은은 객석 분위기 자체가 크게 변했다고 말한다.
“데뷔 초에는 무대에서 노래하는 우리를 어르신들이 그냥 ‘예쁘다’며 박수쳐주시는 게 전부였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 안무를 따라해 주시는 분들이 생기더니 노래도 따라 불러 주시고 요즘엔 아예 일어서서 덩실덩실 춤을 추시는 분들도 있어요. 너무너무 감사하죠.”
오로라의 무대가 늘 뜨거운 데에는 숨겨진 히든카드가 있다. 데뷔곡 ‘따따블’이 큰 인기를 얻고 있긴 하지만 한 곡만으로 무대를 꾸밀 순 없다. 이런 까닭에 신인 트로트 가수들은 대부분 선배 가수의 트로트 명곡을 부르곤 하는 데 오로라는 아예 트로트 메들리를 들려준다. 게다가 트로트 메들리를 부를 땐 멤버 절반가량이 무대 아래로 내려가 관객들에게 직접 다가간다.
“우리 무대를 찾는 분들은 대부분 아저씨 아주머니들이시잖아요. 무대 아래로 내려가면 함께 춤을 춰주시는 아주머니들뿐 아니라 붙잡고 안 놔주시는 아저씨들도 있어요. 때론 술에 거나하게 취하신 분들도 계시죠. 그런 분위가가 너무 좋아요. 트로트는 늘 서민들 곁에서 그분들께 힘이 되어 드리는 노래니까요.”
가장 어린 멤버 연지는 리더 은설과 무려 열 살 차이다. 아이돌 걸그룹 멤버들과 비슷한 또래인 그는 성인돌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린 맴버 평균 나이가 29.5세인데 아직은 20대 걸그룹이에요(웃음). 성인돌이라는 호칭이 좋아요. 우린 평균 연령이 조금 높아 ‘성인’돌이라고 하지만 ‘성인’가요를 부르는 ‘성인’돌이기도 하니까요.”
오로라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자 리더 은설은 오로라를 이용한 삼행시를 들려준다.
“오랜 시간
로~옹런(롱런)하는
라이브의 퀸이 되도록 따따블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