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세상 가짜뉴스’ 표지
[일요신문] ‘한국일보’ 정치부장과 청와대 비서관,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을 지낸 유성식 씨가 최근 출판사 행복우물을 통해 ‘가짜세상 가짜뉴스’를 펴냈다.
그는 가짜뉴스란 몇 년 전 새로 등장한 21세기적 현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최소한 방송과 신문이 지배적 미디어 역할을 담당했던 20세기 이래 사실상의 가짜뉴스가 존재했으며, 대중은 단지 그것을 지금처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뉴스는 원래 가짜다’라는 부제가 이를 웅변한다.
저자는 권력기관을 비롯한 송신자, 수신자인 대중, 둘을 매개하는 미디어라는 커뮤니케이션 세 주체의 행위에 대한 입체적 분석을 통해 그 이유를 실감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 비슷한 주제를 다룬 서적들과 비교되는 것은 미디어뿐 아니라 송신자와 수신자의 책임을 정면으로 부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에 따르면 가짜뉴스는 이들 3자의 묵시적 ‘협력’ 또는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이다. 이는 언론환경을 개선하고 법적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증(對症) 처방으로 나아질 성질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저자는 국내외 관련 연구 성과와 외국 유명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알기 쉽게 요약하는 한편 ‘고백적’ 언론현장 경험을 곁들여 논지의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무거운 주제에 비해 내용은 경쾌하고 흥미롭다.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기점으로 세계적으로 확산된 ‘진짜’ 가짜뉴스에 대한 접근 역시 그 동안 재생산된 가짜뉴스의 연장선에 있는 악성 변종이라는 시각이 바탕이 된다. 정의와 원인 분석에 이어 신뢰가 추락한 한국의 기성언론이 과연 이와 무관한지 살피기 위해 전‧현직 언론인을 인터뷰한 부분도 신선하다.
이 책은 미디어 이론과 실무, 언론학계와 현장을 아우르고 있어 지식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한다.
저자 유성식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20년간 사회부·경제부·정치부 기자를 거쳐 정치부장을 지냈다. 이어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비서관과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으로 일한 뒤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을 졸업했고,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국대·숙명여대·명지대·수원대 등에서 9년째 미디어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주된 관심 분야는 저널리즘과 수용자 심리분석이다. 한국방송학회 회원이며, 국회방송(NATV)에서 ‘국회투데이 브리핑’을 진행했다.
한동섭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전 한국방송학회장)는 “저널리즘 연구자들을 위한 학술서이며, 독자들을 위한 미디어 교육서이자, 기자들을 위한 저널리즘 실천서”라고 평가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한마디로 유익하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저자가 일선 현장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학문적 연구를 한 결과물이어서 균형감 있고 실감이 가는 내용이다. 특히 미디어에 관련된 유명 외국 서적들과 그 내용을 요령 있게 소개함으로써 관련 지식을 손쉽게 습득하는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혼탁해진 뉴스환경의 구조와 원인을 넓은 시야로 알기 쉽게 분석한 미디어 비평서이다. 전체를 내려다보는 통찰과 사태 책임을 한쪽으로 몰지 않는 균형감, 그리고 책 전반에 녹아 있는 20년 언론현장의 경험이 돋보인다”고 서평을 남겼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