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제 캐릭터는 ‘시사를 잘 모르는 여성’이었어요. 그런데 시사를 잘 모르면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엄청난 악플에 시달리게 되더라고요. 악플도 악플이지만 야후쇼를 하며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죠. 과거엔 연예뉴스만 주로 봤는데 요즘엔 자연스럽게 시사뉴스에 먼저 눈이 가요. 이것저것 챙기고 공부하느라 바쁘지만 시사라는 영역이 알면 알수록 재밌어요.”
특히 윤서희를 크게 변화시킨 사건은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든 천안함 침몰 사건이었다. 야후쇼는 그날그날 하나의 주제를 정해 놓고 네티즌들이 댓글로 토론을 벌이는 형식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천안함 침몰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느끼게 된 것.
“너무 놀라고 가슴 아픈 사건이었죠. 정치적인 시선의 차이가 같은 사건에 대해 얼마나 많은 해석을 가능케 하는지 처음 알았어요. 제가 더 많이 알고 변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끼기도 했고요.”
인터넷 방송의 최대 장점으로 윤서희는 빠른 피드백을 손꼽는다. 방송 자체가 네티즌의 댓글로 진행되는 만큼 MC 말 하나하나에도 즉각적인 피드백이 따라오는 것. 잘하는 모습에 대해선 즉각적인 칭찬, 실수를 범해도 그 동시에 반응이 온다.
“리포터와 VJ로 공중파와 케이블에서 활동하며 한계를 많이 느꼈었어요. 상큼함을 내세운 방송인이었는데 요즘 새로 데뷔하는 젊은 친구들의 상큼함을 따라갈 수 없을 거라 생각했었거든요. 야후쇼를 하며 이제야 사람들이 나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는지 알게 됐어요. 난 늘 귀엽고 발랄하면서도 똑똑한 이미지를 꿈꿨는데 오히려 대중은 제 어리버리한 이미지를 좋아하시더라고요. 엄청난 소득이죠(웃음).”
그만큼 윤서희는 ‘야후쇼’에 대한 애착이 크다. 그렇지만 시사 프로그램도 좋지만 언젠가 다시 본래 활동 영역인 예능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것이 자신의 천직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시사 프로그램 MC를 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여기서 배운 것을 예능에 접목하면 뭔가 의식 있는 방송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한계를 느끼고 힘겨워하던 제가 야후쇼를 만나 새로운 해답을 얻은 것 같아 기뻐요.”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