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방송 펑크까지 내며 요란한 ‘해외여행’을 한 신정환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혹과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침묵으로 일관하다 결국 ‘현지병인 뎅기열로 인한 입원’이라는 입장을 본인이 직접 밝혔지만 이미 의혹은 커질 대로 커진 뒤였다. 도박, 억류, 여권 압수 등 자극적인 의혹 속의 진실은 무엇일까. 신정환의 측근과 세부 현지 교민 등을 통해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정환이 돌발적인 방송 펑크를 낸 뒤 그가 필리핀 세부에 체류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7일이었다. 그가 필리핀 세부에서 무얼 하고 있으며 무슨 이유로 방송까지 펑크 낸 것인지를 두고 다양한 의혹이 불거졌고 이내 해외 원정도박으로 포커스가 집중됐다. 게다가 그가 도박 빚으로 인해 여권을 압수당해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알려지면서 의혹은 압류설로까지 발전했다.
현지에서는 신정환이 도박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줄을 이었다. 소위 말하는 휴양지 세부는 실제 세부섬이 아닌 인근 막탄섬인데 규모가 62㎢로 작은 데다 관광객도 대부분 한국인이다. 그만큼 한국 교민과 한국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현지 간판도 한국어 간판이 많이 눈에 띈다. 해외이긴 하지만 한국인 목격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9월 7일 당일 현지에서 관광가이드로 활동 중인 최 아무개 씨와 전화통화가 됐는데 그는 “현지 교민들도 신정환 씨가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다가 문제가 생겼다는 소문이 나돌아 걱정하고 있다”면서 “여기 카지노는 중국계가 장악하고 있는데 도박 빚으로 문제가 생기면 과격하게 대응하는 편이라 걱정이다. 실제 여권까지 빼앗겼다면 큰 일”이라고 현지 소식을 전했다. 같은 날 신정환의 한 측근 역시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현지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 같아 연예계 오랜 친구가 오늘 현지로 출국했다”는 얘길 들려줬다.
이처럼 긴박했던 분위기는 하루 뒤인 8일 크게 달라졌다. 그가 뎅기열이라는 병으로 현지 종합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 외무부 역시 여권을 본인이 소지하고 있다며 여권을 압수당해 압류 중이라는 소문을 부인했다. 그리고 또 하루 뒤인 9일에는 신정환이 직접 팬 카페에 글을 올려 도박과 관련된 모든 소문을 부인했다.
@도박 했나? 안했나?
가장 큰 궁금증은 과연 현지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 신정환은 현지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다만 관광 차원에서 한 것뿐이지 거액이 오가는 불법적인 도박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현지 관계자는 신정환이 이전에도 세부를 자주 찾아 카지노를 방문하곤 했다고 귀띔했다. 신정환 역시 팬 카페에 남긴 글을 통해 ‘10년 동안 늘 휴양을 해왔던 세부’라고 밝혔다. 사실 신정환 외에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세부를 찾고 있으며 카지노도 즐기고 있다.
눈길을 끄는 사안은 오히려 현지에선 비슷한 시기에 신정환과 같은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즐긴 톱스타 L을 둘러싼 이야기였다. 특히 L이 카지노에서 며칠 사이에 무려 10억 원가량을 잃었다고 알려져 현지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고 한다.
@여권 압수당했었나?
여권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압수당했다면 이는 우선 여권법 위반이다. 게다가 여권을 되찾지 못할 경우 귀국할 수 없는 상황, 다시 말해 압류된 것이 된다. 그렇지만 다행히 외무부 확인 결과 신정환은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고 한다.
세부 현지 관계자는 “신정환에게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우선 해결이 된 것 같다”면서 “교민들 가운데 신정환을 돕는 이들이 있는데 세부에 자주 오가며 알게 된 이들로 특히 마닐라에 있는 신정환의 지인이 이번 일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 그의 오랜 친구인 연예관계자가 세부에 도착한 것도 큰 힘이 됐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신정환의 한 측근은 “최측근인 오랜 친구가 필리핀으로 떠나기 전에 상당히 불안해했다”면서 “단순한 질병 때문이라면 별 문제 없겠지만 일단 봉합만 한 것이라면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신정환이 팬 카페에 올린 입원 사진. |
신정환 논란은 우선 뎅기열로 인한 입원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소속사에도 소식을 전하지 않은 채 방송을 연이어 무단 펑크 낸 까닭에 뎅기열 입원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고 있다. 현지 교민 최 씨 역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이 아닌가 싶다”며 “병원에도 논란이 불거진 뒤에 입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한다.
세부 교민들 사이에선 뎅기열에 감염된 게 맞느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높다. 뎅기열이 필리핀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병이긴 하지만 도시에선 드물다는 것. 특히 관광객이 머무는 리조트나 호텔 등지는 위생상태가 좋아 뎅기열 감염 우려가 크지 않다고 한다.
현지 관계자는 “세부 교민 상당수가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신정환 씨의 뎅기열 감염 소식으로 인해 세부 관광객이 줄어들까 걱정의 소리가 높다”면서 “세부는 산림 지역이 거의 없는 데다 트레킹 코스도 없어 필리핀에선 비교적 뎅기열 우려가 적은 지역인데 도대체 어디서 뎅기열에 걸린 것인지 모르겠다”고 얘기한다. 게다가 증상 역시 독감 수준으로 한국에 며칠씩 연락을 못해 방송을 무단 펑크 낼 만큼 무서운 질병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SBS <한밤의 TV 연예> 취재진이 현지 병원을 찾은 결과 뎅기열 증상에 의한 입원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고 입원 역시 방송 펑크를 낸 뒤인 7일로 알려졌다. 게다가 신정환이 취재진을 피해 급히 퇴원하면서 뎅기열 입원이 자작극이었을 가능성이 증폭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